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체포 대상자 명단과 관련해 '김어준'을 '김호중'으로 오인하는 해프닝이 있었다고 밝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여 전 사령관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10여명에 대한 체포·구금을 지시받고 체포조를 편성·운영한 혐의로 군사법원에서 재판받고 있다.
여 전 사령관은 "저도 군사법원 재판하면서 알았는데 12월 4일 오후까지도 우리 방첩사 요원들은 명단의 '김어준'을 '김호중'으로 알고 있었다. 수사단장이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우원식이 국회의장인지도 몰랐다"며 "'명단 명단' 이야기하는데 허술하다"고 증언했다.
이어 "방첩사에는 그런(반국가세력) 수사본부가 있었던 적이 없다"며 "(다른 군인들이) 군사재판에서 증언한 내용을 기억하기로는 '합동체포조를 운용했다'고 증언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또 "그날 방첩사 요원들이 새벽 1시 넘어서 나갔다. 군인들은 허술하게 일하지 않는다. 계엄 선포 이후 2시간이 지난 시간인데 그런 군사작전도 있냐. 말단 소위가 해도 그렇게 군사작전을 하지 않는다"며 "명령 내린 분도 의심스럽고 군인 중에 그게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은 방첩사 부하들이 계엄 당일 음주 회식을 했다고 언급하며 "계엄을 준비했다면 그런 일들이 발생할 수 있겠느냐. 제가 정말로 미안하게 생각하는 부하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면서 "제가 비록 큰 잘못을 하고 잘못 판단했지만 사랑하는 방첩사 부하들은 억울한 사람이 많다"고 눈물을 흘렸다.
여 전 사령관은 자신이 혼자 끄적인 메모를 특검이 '조각조각' 선택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중견간부 이상이 계엄에 동의하는 사람이 있겠느냐. 저 메모 하나 보고 (계엄에) 동의하게 했다는 '견강부회' 같은 말에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여 전 사령관을 다시 불러 증인신문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