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통일교 현안 청탁 명목 금품수수·공천개입 의혹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김씨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팀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1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8억1144만원을,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선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72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주가조작 세력과 함께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에 깊이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그동안 대한민국 법 밖에 존재해왔고 대한민국 법 위에 서 있었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이후 모든 공범이 법정 앞에 섰으나 피고인만은 예외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교단체와 결탁해 헌법상 종교 분리 원칙을 무너트렸으며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 공정성,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국가통치시스템을 붕괴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법 가치를 침해하고,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고 죄질이 불량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구형량을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헛웃음을 지으며 "저도 너무 억울한 점이 많지만 제 역할과 제가 가진 어떤 자격에 비해서 너무 제가 잘못한 게 맞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해서 특검이 말하는 것처럼 다툴 여지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국민들께 큰 심려 끼친 점은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29일 구속기소 됐다.
또 2021년 6월~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 가방 등 합계 8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김씨는 검은색 코트 차림에 머리를 묶고 머리핀을 착용한 채 교도관 두 명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섰다. 흰색 마스크, 뿔테 안경도 착용했다.
앞서 특검팀은 피고인신문에 한정해 재판중계를 신청했으나, 김싸 측이 포괄적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실질적 내용이 없다고 보고 재판 중계를 불허했다. 다만 공개재판 제도와 국민의 알권리 등을 감안해 언론사의 법정 촬영을 공판 개시 전에 한해 허가했다.
재판에서는 김씨에 대한 피고인신문이 진행됐지만 김씨가 증언을 거부하면서 5분도 채 안 돼 종료되기도 했다.
특검팀은 "2010년경 이정필을 만나 수익의 40%를 나눠주고 손실이 나면 보장받는 조건으로 16억원이 들어 있는 신한은행 계좌를 이정필에게 맡겼느냐"고 묻자, 김씨는 "죄송하다. 진술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이어진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하자 재판장은 "다 진술 거부하신다는데, 돌아가시죠"라고 했고, 김씨는 재판장을 향해 인사한 뒤 피고인석으로 돌아갔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내년 1월 28일로 지정했다. 특검팀이 김를 구속기소한 지 약 5개월 만에 선고가 내려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