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양향자 최고위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은 불법이었다"고 발언하자 당원들이 종이컵을 던지고 야유를 보내는 등 항의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옥중 메시지를 삼가야 한다. '옥중 정치'가 활발할수록 국민의힘은 선거에 불리해진다"며 윤 전 대통령을 직격했다. 내란수괴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 중인 윤 전 대통령이 정치적 메시지를 발산하며 '존재감'을 과시할수록 국민의힘은 '계엄 프레임'에 갇혀 고전을 면키 힘들다는 취지다.
양 최고위원은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윤 전 대통령이 바라는 대로 현재의 정치구도가 '윤석열 대 이재명'으로 가면 국민의힘은 백전백패(百戰百敗)"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옥중 정치'가 이어질수록 역설적으로 국민의힘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불리해진다며
"(한 마디로) 설 자리가 없다. 질식하고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서신의 형식으로 계엄을 계속 상기시키는 것은 당에게 피해를 주는
'해당(害黨) 행위'라는 게 양 최고위원의 주장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월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앞서 극우인사 전한길씨는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보내온 메시지라며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전씨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구국기도회에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통해 "회개하며 기도로 간구할 때 하나님은 빼앗긴 땅을 회복시키셨다"며 "함께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불법 비상계엄 1년을 맞아 낸 입장문에서도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계엄령은 "국정을 마비시키고 자유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체제 전복 기도에 맞서, 국민의 자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헌법수호 책무의 결연한 이행"이었다는 것이다.
양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당과 어떤 교감도 없는 '불법 계엄'으로 복구하기 힘든 피해를 당에 끼쳤다. 400만 애국 당원이 피땀으로 탈환한 정권을 이재명 민주당에게 헌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 "절대 질 수도 없고, 져서도 안 되는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민주당이 행정·입법 권력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지방권력을 빼앗기느냐, 마느냐'의 싸움이란 취지다.
양 최고위원은 "지금은 감정과 의리, 예의와 도리를 앞세울 여유가 없다"며
"이성과 합리, 팩트와 민심을 기준으로 승리를 준비해야 한다.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 의무가 있는 당 지도부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다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보수의 미래도 없다. 우리 국민의힘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옥중 정치를 멈추는 것, 그것이 전략적 선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