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란재판 나온 김용현 "상징적 계엄"…법정서 또 尹옹호. 연합뉴스12·3 비상계엄에 이어 내란 혐의 재판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완벽한 콤비'가 되지 못했다. 1년 가까이 진행된 내란 재판의 종결을 앞두고도 김 전 장관은 내내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고 입을 맞추려 했지만 틈틈이 '약속되지 않은' 날것의 말과 태도가 새어나왔다.
'단전·단수 문건' 기억한다? 기억 없다? 오락가락 진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재판장)는 5일 김 전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고인이자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범죄 혐의의 직접적인 증인으로서 재판 막바지 다시 한번 증언대에 선 것이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 내란 혐의 피고인들에 대한 결심공판은 예정대로라면 오는 9일 마칠 예정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초 탄핵심판에 이어 형사재판에서도 내내 윤 전 대통령과 동일한 방향으로 진술을 했고 이날도 증언대에서 비슷한 취지의 진술을 반복했다. 국회에 군인과 경찰을 보낸 것을 '침투' '봉쇄' 등으로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으며 경비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체포조'와 관련해서는 자신이 여인형 당시 방첩사령관에게 준 명단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추후에 듣고 "불필요한 일을 했다"는 취지로 질책했다며 대통령을 두둔했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의 진술은 이따금씩 빈틈을 노출했다.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입증하는 주요 증거 중 하나인 소방청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 문건과 관련해 '전달한 기억이 없다'면서도 문건의 존재 자체에 대해선 부정하지 않은 것이다.
사진공동취재단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증인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전 삼청동 안가에서) 경찰청장에게 소방청 단전·단수 관련 문건을 전달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 묻자, 김 전 장관은 "저는 그렇게 기억한다"고 답했다. 다시 한 번 "전달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냐"고 확인하는 질문에도 김 전 장관은 "네"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곧이어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이 "그럼 (단전·단수) 문건 자체도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문건을 전달한 기억은 없다면서도, 문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기 위해 사실상 회유하는 질문엔 "기억나지 않는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한 것이다.
법정에서 즉석으로 말을 맞추려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12월 3일 저녁 7시쯤 안가 모임에서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과 윤 전 대통령이 포고령 관련 내용을 이야기한 적 있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포고령 이야기를 할 자리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변호인이 "없다는 거죠"라고 재차 묻자, 김 전 장관은 "(포고령에 관해) 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까?"라고 변호인에게 되물었다. 법정 증인신문 중임에도 혹시 자신이 미처 숙지하지 못한 진술이 있는지 파악하려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의 역질문을 받은 변호인이 그의 질문의 취지를 묻자 김 전 장관은 '확인'하려 했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즉시 개입해 "있는지 없는지 답변을 하라"고 지적한 뒤에야 김 전 장관은 "당연히 없다는 말"이라고 답했다.
계엄도 재판도…완벽할 수 없었던 콤비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부터 지난 1년간 이어진 탄핵심판과 형사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대부분의 입장을 공유하고 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엉성한 호흡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도 김 전 장관은 "포고령 우려 위반 사안에 대해 '한동훈 추가입니다'라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이야기한 적 있냐"는 검사 측 질문에 "한동훈 대표가 의원이 아닌데 본회의장에 왔다 갔다 하고 있어서, 의원신분도 아닌데 저렇게 하면 포고령 위반 사항 아니냐, 잘 살펴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이재명 대표나 국회의장도 함께 위반 사항이 있는지 보고 필요하면 경고도 하라고 이야기가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간 정치인 체포조 투입 지시를 부인한 윤 전 대통령 측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곧바로 "여인형은 체포를 위한 위치추적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조지호도 체포란 말을 했는지 아닌지 불명확한데 증인(김 전 장관)의 생각이 어떻냐고 말하는 건 유도심문에 가깝다"며 수습에 나섰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도 '국민 호소용 계엄', '상징적 형식적 계엄'을 주장한 두 사람의 논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김 전 장관은 "포고령 집행 가능성과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냐'는 국회 측 질문에 "대통령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주무장관인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효력이 있고, 실제 집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내 병력 투입을 두고도 진술은 엇갈렸다. 윤 전 대통령이 "특전사 20여 명이 국회 본관에 들어갔다"고 주장한 반면, 김 전 장관은 "280명이 본관 안쪽에 복도든 어디든 곳곳에 있었다"며 "본청의 질서 유지를 위해 투입된 인원은 대통령이 최소 지시한 280명이 주로 했다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과정에서 비상계엄의 불법성이 두드러지는 중요 대목마다 자신은 '경고성 계엄'을 지시했을 뿐이지만 김 전 장관이 몇몇 무리한 실행을 했다는 취지로 책임을 넘겨왔다. 그럼에도 계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없고 단시간 해제됐다는 점이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이견 없이 공유하는 대응 논리다.
특검은 두 사람을 포함한 내란 혐의 주요 피고인 8명에 대해 오는 9일 구형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형은 내란우두머리 법정형인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중 정해진다. 김 전 장관을 비롯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고인들의 경우 혐의 경중에 따라 윤 전 대통령과 같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형 내에서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