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준 9단(사진 왼쪽)과 이치리키 료 9단의 대국 후 복귀 장면. 한국기원 제공28년 만의 한일 결승전으로 관심을 모은 'LG배' 첫 경기(결승 1국)에서 신민준(26) 9단이 패했다. 인공지능(AI) 예상 승률 95%가 뒤집힌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 랭킹 4위인 신민준은 1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 소강당에서 열린 제30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1국에서 일본의 이치리키 료(28) 9단에 맞서 259수 만에 불계패했다.
이날 흑을 잡은 이치리키 료는 초반부터 대각선 포석을 들고나왔다. 반면 신민준(백)은 우하귀에서 시작된 전투에서 먼저 유리한 형세를 차지했다. 하변에서도 우세한 행마를 펼쳤다. 불과 50여수 만에 AI 승률 95%를 웃도는 국면이 연출됐다. 백의 완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흑은 일본 바둑 1인자 다운 실력을 발휘했다. 백이 실착(172수) 하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좌변 마늘모의 묘수(185수)를 터뜨렸다. 분위기는 반전됐다. 예상치 못한 패싸움으로 승부의 추는 흔들렸다. 흑은 당황했다. 연이은 실수가 나왔다. 백은 패의 대가로 중앙 요석을 잡았다. 이후 미세한 끝내기 승부가 이어졌다. 결국 흑은 3집 가까운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돌을 던졌다.
대국 후 인터뷰 중인 이치리키 료 9단. 한국기원 제공대국 후 이치리키 료는 "초반부터 좋지 않았고, 중반 상변에서 힘들었던 형세였다"며 "패를 통해 중앙 석 점을 잡고 나서는 역전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일은 더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국으로 신민준은 벼랑 끝에 몰렸다. 2·3국을 모두 승리해야 우승이 가능하다. 상대전적은 신민준 기준으로 0-2가 됐다. 결승 2국은 14일 오전 10시에 속개된다.
'LG배' 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대결은 1998년 2회 대회에서 펼쳐졌다. 당시 유창혁 9단은 일본 기원 소속인 대만 출신 왕리청 9단과의 대결에서 종합 전적 3-2로 패배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28년 만에 설욕전을 벌이는 셈이다.
한편 이날 결승 1국은 국립중앙박물관 유홍준 관장의 대국 개시 선언으로 시작됐다. LG배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에 40초 초읽기 5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