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박혜진> 신년대담 오늘은 제주도의회를 이끌고 있는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을 스튜디오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지난해 제주도의회를 이끌어 온 소감이 어떠세요?
◆이상봉>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빠르게 시간이 간 것 같습니다. 어느덧 임기를 6개월 남겨두었다는 게 실감나지 않을 만큼 숨 가쁘게 달려온 한 해였습니다. 제12대 후반기 후에는 출범하면서 민주주의 가치를 새롭게 도민 중심 민생의회를 약속했습니다.
지난해 우리 사회가 비상계엄이라는 예기치 못한 혼란을 겪으며 민주주의라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또 의회가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민생의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의정 활동의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대응해 왔습니다. 도민들이 어깨 위에 놓인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고민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박혜진> 특별히 지난해 제주도의회를 이끌어오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나 사안은 무엇이었습니까?
◆이상봉> 무엇보다 위축된 민생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도의회와 제주도, 교육청, 민간 단체가 하나로 뭉쳤던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의회 차원에서는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를 선제적으로 구성해 가동했고, 또 기관, 단체 간 범도민 소비 촉진제를 결성하여 골목 상권에 온기를 불어넣는 데 총력을 다하였습니다.
또 지역화폐 탐나는전과 공공 배달앱 먹깨비 이용 활성화를 위해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덕분에 지난해 한 1,3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고, 수출 3억 달러 조기 달성, 1차 산업 조수입 5조 원 시대 등 결실을 보기도 했습니다.
거시적인 경제 지표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나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더 값진 성과는 우리가 함께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박혜진>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을 꼽으라면 어떤 것을 꼽으시겠습니까?
◆이상봉> 여러 경제 지표들은 분명 좋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치상의 회복세가 도민들이 체감하는 경기의 온기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점은 무척 아쉽습니다. 결국 이 간극을 좁히는 일이 의회가 임기 마지막까지 앞으로도 계속 안고 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민생 경기 온기가 골목상권과 소외된 이웃의 아랫목까지 골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더 꼼꼼히 살피고 더 열심히 뛰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민선8기 도정은 어떻게 평가하신는지, 또한 이를 견제하는 도의회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시는지 평가의 말씀도 듣고 싶습니다.
◆이상봉> 견제와 협력은 의회의 근본 이유이자 본연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12대 후반기 의회는 그동안 3차례의 도정질문과 2차례의 행정사무 감사,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며 도정 전반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습니다.
민선 8기 도정이 복합 위기 속에서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점은 높게 평가합니다. 특히 4.3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이나 분산 에너지 특구 선정, 국비 2조원 확보 등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충분했는가 하는 부분은 좀 아쉽습니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정책이라도 속도에만 치중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거든요. 앞으로 도의회는 합리적 해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중재자 역할에 더욱 충실하겠습니다. 견제는 하되 도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에는 협력을 아끼지 않는 균형 잡힌 의회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박혜진> 최근 관광객 1,300만, 수출 3억 달러라는 거시 지표를 언급하셨지만, 고금리·고물가로 자영업 폐업률은 여전히 높습니다. 의회 차원에서 내년 상반기 내에 소상공인들이 즉각 체감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고 계시는지?
◆이상봉> 사실 민생이라는 것이 지방 정부의 힘만으로는 풀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결국 중앙정부가 설계한 정책이라는 큰 물길이 제주까지 잘 흘러오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2026년을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셨습니다.
특히 수도권과 멀리 떨어진 지역일수록 더 과감하게 지원하겠다는 지방주도 성장 의지를 밝힌 것은 제주의 큰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정책 기조에 맞춰 우선 서민 경제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일에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소상공인 금융지원이나 경영 부담 완화 조치들이 현장에서 신속하게 집행되도록 도전과 머리를 맞대겠습니다.
또한 2026년 민생 예산을 조기 집행하고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서 설계나 감리들이 빨리 할 수 있도록 예산이 조기 집행할 수 있도록 그 결과물로 경기 활성화가 되도록 더욱더 분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혜진> 신년사에서 제2공항 정보공개 자문단 운영을 말씀하셨는데, 만약 자문단 검토 결과가 국토부의 환경영향평가서와 배치될 경우 의회는 어떤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입니까? 단순히 정보 제공에 그친다면 '시간 끌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이상봉>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제2공항 정보공개 자문단은 시간 끌기용이 아니라 시간을 아끼고 갈등을 줄이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동안 제2공항 논의가 10여 년 넘게 평행선을 달려온 이유는 어찌 보면 정보의 불균형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 구성한 정보공개 자문단은 정부나 국책 연구기관, 시민사회단체가 생산한 방대한 자료들을 도민이 알기 쉽게 객관적으로 정리해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도민 스스로가 올바른 정보를 토대로 판단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만약 자문단의 검토 결과가 환경영향평가에 배치된다면 그 결과 또한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국토부와 도정의 재검토나 보완을 요구할 수 있을 근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혜진> 제2공항 갈등은 10년째 이어진 갈등입니다. 의장님께서는 '중재자'를 자처하셨는데, 찬반 양측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주민투표'나 '공론화 재실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이신가요?
◆이상봉> 아닙니다. 사실 주민투표나 공론화 방식에는 적극 찬성합니다. 다만 어떤 형식이든 그 과정의 갈등을 매듭짓는 자리가 되어야지. 또 다른 갈등을 키우는 시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도민들은 너무 많은 갈등과 상처를 겪어 왔습니다.
지금 당장 주민투표를 하느냐 마느냐 논쟁할 것이 아니라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 공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어떤 쟁점을 놓고 공론화할 것인지 무엇을 놓고 투표할 것인지 도민 사회가 충분히 공감하고 준비되었을 때 수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재자로서의 역할은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도민이 자기 결정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향후 정보공개 자문단의 활동 결과를 토대로 도민 여러분의 뜻이 어디 있는지 냉철히 확인하면서 최선의 길을 모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제주형 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해 숙의형 공론화 결과를 뒤집는 여론조사가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 뼈아픕니다. 향후 제2공항 등 다른 현안에서도 의회가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로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도민들께 어떻게 확신을 주시겠습니까?
◆이상봉> 맞습니다. 우선 주민 참여를 통해 수렴된 의견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다만 당시 여론조사를 숙의로 뒤집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보완 과정이었습니다.
행정위 권고안 이후 국회에 상반된 두 가지 법안이 동시에 발의되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던 상황이었고 도민 사회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던 시점이었습니다. 지난 8월 말 제한된 시간 내에 정책 추진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도민 여론을 확인해야 했던 과정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히려 그 조사를 통해 기초자치단체 도입에 대한 열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숙의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도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최적의 대안을 찾기 위해 도민과 소통하며 더욱 지혜를 모아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지하수 취수 허가 논란으로 도민들의 불신이 생겼습니다. 포괄적 권한이양 과정에서 제주의 환경 자산이 '개발 논리'에 밀려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의회 차원의 '가이드라인'이나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까?
◆이상봉> 결과적으로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는데 제주의 환경 정의를 지키기 위한 당연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제주도가 추진하는 포괄적 권한이양은 중앙에 묶여 있던 권한을 제주로 가져와서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고 집행하기 위한 자치분권의 핵심 과제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지하수 뿐만 아니라 관광진흥법, 산지관리법, 공유수면법, 옥외광고물법 5개 법률에 대해 포괄적 권한 이행이 추진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의회는 제주특별법 제도개선 동의안을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검토하겠습니다. 권한을 가져오는 것이 도민의 이익이 되도록 하는 가장 엄격한 제주형 가이드라인을 세워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내년 지방선거에 따른 선거구획정이 법정 시한을 넘겼습니다. 의장님께서도 상당히 우려를 표하신 바가 있는데요. 현재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이상봉>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아직도 최종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인구 수에 따른 표의 등가성 원칙과 지리적 특수성을 존중해야 하는 지역 공동체의 요구가 복잡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인구수라는 수치만 맞추기에 기계적으로 선거구를 나누거나 합치는 방식은 도민 공감대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죠.
우리 의회는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제주의 특성을 반영한 입법적 결단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정춘생 국회의원이 의원 정수는 유지하고 비례대표비를 20~30%를 확장하는 제주도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진보 정당들은 비례대표 정수 확대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다양한 대안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또 올해는 교육의원 제도 일몰에 따라 의원 정수와 선거구 획정 등 큰 변화가 예상되는 해입니다. 결정이 늦어질수록 후보자와 유권자의 권리가 침해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도의회는 선거구 획정위원회와 같이 머리를 맞대면서 더 합리적인 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국회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새해에 민선 8기 제주 도정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상봉> 오영훈 도지사는 제주 미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 정말 많은 일들을 해 오셨습니다.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한 만큼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들을 내실 있게 마무리하여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올해는 특별자치도 출범 20주년을 맞이한 해입니다. 20년의 성과를 잘 정리하고 포괄적 권한이행과 같은 핵심과제들이 다음 단계인 완성형 자치 분권으로 나갈 수 있도록 튼튼한 징검다리를 놓아주시길 기대합니다. 또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민생 회복입니다.
도정에서 발표하는 지표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장바구니 물가와 골목 상권의 온기입니다. 민생 경제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일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여 도민들의 고단한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끝까지 심혈을 기울여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박혜진> 임기가 6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남은 임기 어떤목표를 갖고 계신지 궁금하구요. 이후 정치활동 계획도 있으시면 전해주시죠.
◆이상봉> 제주도의원으로서 3선의 의정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자체가 도민 여러분께서 또 지역 주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큰 영광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12대 후반기 의장이라는 중책까지 맡겨주신 데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 저에게 중요한 것은 의장으로서 맡은 소임을 어떻게 내실 있게 마무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도민들께 약속드린 일들을 차근차근 매듭짓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남은 임기 동안 제주의 핵심 현안들을 차분히 정비해 나가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완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맡은 바 소임을 다하는 그날까지 도민만 바라보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으로 대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