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향후 5년간 연평균 668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하자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11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전날 확정한 2027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 490명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연대회의에는 경실련·보건의료노조·한국노총·환자단체연합회가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씩 확대하기로 했다. 2027년에는 기존 의대에서 490명을 증원하고, 2028년과 2029년에는 각각 613명씩 늘린다. 2030년부터는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가 각각 100명씩 신입생을 모집하면서 연간 증원 규모는 813명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5년간 총 3342명이 순차적으로 늘어나며, 증원 인원은 전원 지역의사제로 선발할 계획이다.
6일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문가자문회의장에서 열린 제6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연대회의는 "이번 결정은 초고령화로 인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사망자가 급증하는 사회 단계인 다사(多死) 사회를 대비할 의료개혁의 해법이 아니다"며 "국가적 위기 대응 과제를 '정치적 보신주의'로 축소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2024년 이후 2년간 환자와 국민이 의료공백의 고통을 감내하고, 보건의료 노동자가 붕괴 직전 의료현장을 버텨온 대가가 고작 '2027년 490명'인가"라고 반문했다.
서울 시내 한 의대 모습. 연합뉴스
이어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갈등을 회피하는 숫자'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인구와 질병, 지역소멸, 돌봄수요 폭증이라는 국가 리스크를 기준으로 일관된 인력정책과 구조개혁 패키지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지역의사전형으로 9개 도 지역 10년 의무복무를 말하지만, 지역·필수·공공의료는 '사람'만이 아니라 '기반'의 문제"라며 "수도권 대형병원의 병상 확대 경쟁이라는 블랙홀을 방치한 채 지역에 인력만 쏟아붓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강조했다.
연대회의는 "의료전달체계 확립, 2차 의료 붕괴 방지, 팀 의료 인프라 강화, 병상수급과 기능재편, 행위별 수가제 개편 등 공급구조 개혁을 증원정책과 동시에 추진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