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살포 의혹을 받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더불어민주당이 제명 조치한 가운데, 김 지사에게 현금을 받은 현직 시의원이 "누구도 지사의 행위를 막거나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묘사했다.
전북 군산시의회 박경태 의원은 2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분위기는 지사와 호형호제 하며 친근한 분위기가 형성된 호쾌한 자리였다"며 "좋은 분위기에서 지사의 호의를 거절하면 분위기를 깰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말 전북 전주의 한 식당에서 지역 청년들과 술자리를 하던 중 참석자들에게 대리기사비 명목의 현금을 전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1일 윤리감찰을 통해 김 지사의 의혹을 확인한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날 밤 긴급최고위원회를 열어 김관영 지사를 제명 조치했다.
박 의원은 당시 상황을 두고 "친목을 위해 지역 청년들이 모인 자리에서 김관영 지사를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술을 적당히 마신 가운데 누군가 '대리비를 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농담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지사가 대리비로 쓰라며 5만원을 건네 받았지만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식사 자리가 끝날 무렵 수행비서에게 현금을 다시 돌려줬다"며 "스무 명 가량 되는 사람 모두가 들떠있어 지사의 호의를 거절할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오전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금품 살포 의혹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승민 기자현금을 건네는 김 지사 옆에서 앞치마로 전달 장면을 가리려 한 경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또한 김관영 지사 제명 이후 돈을 받은 현직 시·군의원들을 두고 당이 내릴 결정엔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경태 의원은 "폐쇄회로(CC)TV도 있는 자리에서 적나라하게 현금을 전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해 가려보고자 앞치마를 펄럭거렸다"며 "김 지사에게 직접 안된다고 말했어야 했지만 분위기를 깰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후 당이 내릴 결정까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당이 김 지사 외에 현장에 있었던 기초지자체 의원들에게까지 제명 조치를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30일 오후 8시 7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소재 음식점에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함께 식사한 청년들에게 일일이 현금을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