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팸 본디 법무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이뤄진 두번째 장관 해임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단속요원의 총격으로 미국 시민이 잇달이 숨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을 해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팸 본디는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범죄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감독하는 엄청난 일을 했다"면서 "그녀는 이제 민간 부분에서 절실히 중요한 다른 자리를 옮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팸 본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이고 매우 성공적인 미국 안전 강화 노력에 앞장선 것은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현 행정부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이같은 표면적인 뉘앙스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자신의 정적 수사 진척도와,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 대응과 관련해 본디 장관에 대해 오랫동안 불만을 품어왔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팸 본디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인사들을 기소하는 데 실패하고, 대통령과 참모들은 그녀가 '엡스타인 스캔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본디 장관은 지난해 2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성범죄자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지금 검토를 위해 내 책상 위에 있다"고 말했다.
당시 발언으로 실제 엡스타인의 '고객 명단'이 존재한다는 의혹이 확산됐고, 결국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부담을 줬다는 것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본디 장관이 정적 수사에 충분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법무부는 지난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상원의원,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등을 기소했지만 법원에서 줄줄이 기각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지난 2월 엡스타인 관련 미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시종일관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며 야당 의원들에게 폭언을 퍼붓기도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당시 그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공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엡스타인 사건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여기 앉아서 대통령을 공격하는데 나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참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본디 장관은 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을 감수한 채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 검사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를 진행하도록 승인하기도 했지만 결국 취임 14개월 만에 낙마하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 맷 게이츠 하원의원을 법무장관으로 내정했지만,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하면서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법무장관으로 발탁했다.
팸 본디는 당시 트럼프 당선인이 선호하는 '키워드'를 전부 갖춘 인사로 평가됐다. 플로리다 출신에 트럼프 충성파이자 강경 보수 성향을 지녔고 폭스뉴스에서 고정패널을 맡기도 했다.
차기 법무장관 후보로는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이 거론되고 있다.
젤딘 청장 역시 환경보호를 위해 마련된 각종 규제를 앞장서서 폐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를 충족시켜온 충성파 인사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