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연합뉴스손흥민(LAFC)이 통쾌한 필드골과 함께 '에이징 커브' 우려를 잠재우는 이색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은 지난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루즈 아술(멕시코)과의 2026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8강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손흥민은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이번 골로 손흥민은 지난 2월 레알 에스파냐(온두라스)와의 1차전 페널티킥 득점 이후 10경기 만에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마수걸이 필드골을 신고하며 그간의 긴 침묵을 깨뜨린 점이 고무적이다.
득점 후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한 손흥민은 중계 카메라 앞으로 다가가 손을 입 모양처럼 움직이는 '블라블라' 세리머니를 펼쳤다. 평소 고수하던 전매특허 '찰칵 세리머니' 대신 선택한 파격적인 동작이었다.
이러한 퍼포먼스에는 명확한 이유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손흥민의 필드골 부재가 길어지자 일각에서는 '에이징 커브'를 언급하며 기량 저하를 의심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이 전성기에서 내려왔다며 선발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자극적인 보도까지 잇따랐다.
특히 지난 3월 A매치 2연전에서도 득점 없이 침묵하자 에이지 커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이에 손흥민은 "소속팀에 가서 다시 잘하면 어떤 마음이 드실지 모르겠다. 과거 토트넘에서도 10경기 동안 골을 못 넣을 때, 폼이 떨어졌다고 생각했는가"라며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누구보다 냉정했다. 더 이상 능력이 안 되면 어떻게 대표팀에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간 심적 부담이 컸을 손흥민은 이날 천금 같은 골로 자신을 향한 비판을 잠재웠다. 해당 세리머니 역시 외부의 근거 없는 흔들기에 개의치 않겠다는 무언의 항변으로 해석된다. 팬들 또한 "손흥민다운 방식으로 우아하게 응수했다"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이 세리머니를 통해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토트넘 시절인 2022-2023시즌, 개막 후 한 달간 무득점에 그치자 현지 언론은 '팀 수준에 맞지 않는 선수'라는 모욕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당시 레스터 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은 찰칵 세리머니 대신 카메라를 응시하는 침묵 퍼포먼스로 응수했다.
더 앞선 2017-2018시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는 '쉿' 세리머니로 울림을 줬다. 당시 상대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적 야유를 들었던 손흥민은 환상적인 골을 넣은 뒤 원정석을 향해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대며 인종차별주의자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이번 '블라블라' 세리머니 역시 실력으로 입증한 뒤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손흥민 특유의 정면 돌파 방식이 재현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