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중동 전쟁을 끝내기 위한 2차 협상을 앞두고 미국과 이란 사이에 최대의 변수가 등장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역(逆) 봉쇄로 나선
미군이 이란 선박을 공격·나포하면서 협상 자체가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이란 혁명수비대 역시 보복 공격을 예고한 직후 드론으로 미 군함을 타격했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SNS에 "오늘 길이가 약 900피트(약 275m)이고 항공모함 만큼 무게가 나가는 '투스카'라는 이름의 이란 화물선이 우리의 해상 봉쇄를 뚫으려 했다"며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스프루언스가 정지하라는 정당한 경고를 했지만 응하지 않아 우리 해군 군함이 기관실에 구멍을 내 멈추게 했다"고 밝혔다.
또 "지금 미 해병대가 그 선박을 잡고 있다.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미국과 이란의 2차 협상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0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협상을 하루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오만만에서 이란 선적이 피격에 이어 나포까지 된 셈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17노트의 속력으로 이란 남부 반다르 아바스로 가던 투스카호에 미군의 봉쇄를 위반하고 있다고 경고했으나 6시간 동안 따르지 않았다"며 "미군이 기관실 소개(疏開)를 명령한 뒤 구경 5인치(127㎜)의 MK45 함포를 여러발 쏴 추진장치를 무력화했다"고 군사작전 경위를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종료 시점은 21일이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양측이 중재국인 파키스탄에서 20일 2차 협상을 열고, 이란의 우라늄 핵농축 중단,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대(對)이란 경제 재제 해제 등 큰 틀에서 합의를 한 뒤 휴전을 추가 연장해 세부 논의를 이어간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일시 해제와 트럼프 대통령의 "고맙다"는 반응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이런 분석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역 봉쇄 이후 처음으로 이란 선박을 나포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선박 나포 이후 이란은 대규모 보복을 예고했고 실제로 미 군함에 무인항공기(UAV) 공격을 감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란 중앙사령부 대변인은 "선박을 나포한 미국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미군 군함을 타격했다"며 "미국의 해적 행위와 공격이 지속될 경우 이에 대한 군사적 대응도 계속될 것"이라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을 통해 밝혔다.
미군은 현재까지 이란의 군함 타격 주장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란군이 실제로 미 군함을 드론으로 타격했는지, 단순히 국내 정치용 선전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휴전 종료와 2차 협상을 앞두고 미군의 이번 이란 선박 나포는 대이란 압박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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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SNS를 통해 "미국의 대이란 협상 대표단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가고 있으며 20일 저녁 협상이 있을 것"이라며 "괜찮게 느끼고 있다. 합의의 기본틀이 잡혔다. (협상 타결을) 완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는 낙관론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진 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했지만, 군부의 영향으로 하룻만에 재봉쇄하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일시적' 강경 노선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2차 협상을 위한 미국 대표단 출발까지 언급했음에도, 이란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마지막 협상 테이블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추정도 제기된다.
실제로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 국영 언론을 인용해 "이란이 2차 협상을 거부한 배경에는 워싱턴의 과도한 요구와 비현실적인 기대, 끊임없는 입장 변화, 반복되는 모순, 그리고 이란이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는 지속적인 해상 봉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2차 협상 개최와 종전 논의 지속 여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확전 자제와 협상 의지 재확인 등이 선행되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