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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 재시행
전·월세 가격 오르며 집값도 밀어 올려…靑 "완만한 상승 전망"

지난 4월 서울 강남권에 급매물이 쏟아지던 당시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류영주 기자지난 4월 서울 강남권에 급매물이 쏟아지던 당시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류영주 기자
오늘(9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 유예가 끝난다. 내일부터 3주택 이상 소유자는 양도세를 지방세를 포함해 82.5% 내야 한다.
 
정부는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올해 1월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히고 다주택자들이 세입자를 낀 채 집을 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매매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오늘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만 해도 중과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오늘은 휴무일이지만 서울시 25개 구청과 경기도 12개 시청·구청은 문을 열고 신청을 받는다.
 
그렇다면 아파트 값은 정부가 의도한대로 움직일 것인가? 시장의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이미 집값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초기에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나오면서 수억원씩 가격이 하락했다. 정부의 조치에 박수가 쏟아졌고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사실은 예상됐던)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전·월세 시장이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그 집에 세들어 살던 임차인이 살 곳이 없어진다. 이에 대해 정부는 임차인이 그 집을 구매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40%가 되지 않아 전세금만으로 집을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대출 규제가 적은 중저가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렸고, 그동안 집값 상승에서 소외됐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는 불타올랐다. 한두 달 사이에 수억원이 오르는 단지들이 속출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올랐다. 일반 시민들과는 상관없는 강남권의 하락을 보며 정신승리를 해야 하는 웃픈 현실이 펼쳐졌다.
 
유예 종료가 임박하자 최소한의 위안거리도 사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1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15% 올랐다. 강서구(0.30%), 성북구(0.27%), 강북구(0.25%), 구로구(0.24%) 등은 여전히 불장이었다. 여기에 2~3주 전부터 오름세로 돌아선 서초구, 송파구에 용산구마저 가세했다. 이제 남은 것은 강남구(-0.04%) 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부분 5월 9일 이후 매물 잠김 현상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강남구 정도만 당분간 약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한다. 그런데 정부 역시 집값 상승을 예측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4일 기자 간담회에서 "완만하게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매물 잠김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결국 오른다는 얘기이다. 그러면서 "불안 심리로 패닉바잉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급 스케줄에 따라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책 목표가 하락이 아니라 안정으로 수정된 셈이다.
 
유일한 정책 성과인 강남권마저 배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 주거 시장이 흔들리는 점은 심각하다. 가뜩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로 전세 공급이 줄어들었는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는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전세가 씨가 말랐다'는 표현까지 등장하면서 전세값은 급등하고 있다. 전세 갱신권이 끝난 아파트는 두 배나 뛴 곳도 있다. 보유세 인상 움직임도 벌써부터 전세값에 반영되는 모양새이다. 아파트 매수 여력이 없는 세입자들은 전세 난민이 될 위기에 처했다.
 
전세가 사라지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로 옮기는 임차인들이 많아지자 월세도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의 평균 월세가격은 152만 8천원으로 1년만에 13% 뛰었다. 강북 지역의 300만원 이상 고가 월세 계약은 53% 이상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월세 비중은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 전세보다 많아졌다. 서울은 70%를 넘었다. 전·월세 가격 상승은 집값을 다시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월세 시장에서는 '오늘이 제일 싸다'라는 말이 나온다. 가을 이사철의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 혹 떼려다 혹을 붙이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정부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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