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고 아쉬워하는 인핸스드 게임 역도 참가자. 연합뉴스금지약물 복용이 전면 허용되는 논란의 스포츠 대회 '인핸스드 게임(Enhanced Games)'이 저조한 기록으로 망신을 당했다. 수영 종목에서 단 하나의 비공식 세계 신기록을 배출하는데 그치면서다.
인핸스드 게임은 '과학의 힘을 빌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한다'는 명목으로 기획된 대회다. 피터 틸 팰런티어 창업자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등 억만장자와 유력 인사들이 후원자로 나섰다. 이 대회 참가자들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등 기존 스포츠계에서 금지하는 경기력 향상 약물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체육계와 의료계 등은 이 대회를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금지 약물과 전신 수영복을 입고 세계 신기록을 넘은 골로메에프. 연합뉴스
29일 인핸스드 게임 측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골로메에프(그리스)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이 대회 남자 자유형 50m에서 20초81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는 캐머런 매커보이(호주)가 지난 3월 세운 종전 세계기록 20초88을 0.07초 앞당긴 것이다.
'기술 도핑'이라는 지적 속에 퇴출당한 전신 수영복까지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 골로메에프는 비공식 세계기록 경신 보너스 100만 달러(약 15억 원)를 챙겼다.
이번 첫 대회에는 육상, 수영, 역도 등 42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세계기록 경신에 100만 달러, 종목 우승에 25만 달러(약 3억7500만 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주최 측은 합법적인 도핑을 통해 쏟아질 무수한 신기록을 기대했다. 그러나 기록 경신은 1명에 그쳤다. 오히려 약물을 투약하지 않은 선수들이 도핑 선수를 꺾는 일도 속출했다.
전 육상 100m 세계 챔피언 프레드 커리(미국)는 약물 없이 9초97로 우승한 뒤 "(도핑 선수들이) 약을 좀 더 먹어야 할 것 같다"고 조롱했다. 헌터 암스트롱(미국)도 도핑을 한 경쟁자 2명을 제치고 남자 배영 50m에서 24초21로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