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시중 은행들이 저신용자와 청년 등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금융 공급을 확대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기관을 향해 '잔인한 금융', '약탈적 금융' 등 강도 높은 질타를 쏟아내면서 은행권을 압박한 데 따른 행보로 분석된다.
신용평점 하위 50%에 고정금리 제공…2천억 채권 '소각'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3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전용 상품을 공급한다.
먼저, 2조원 규모의 중·저신용자 전용 특화 상품인 '하나원큐중금리대출'을 다음달 전격 출시한다. . 지원 대상은 금융 거래에서 소외되기 쉬운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중·저신용자로, 급격한 시장 금리 변동성에 취약한 서민들을 위해 최대 1천만원 한도로 연말까지 연 5.5%의 고정금리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도가 소진될 경우 추가 공급도 검토할 계획이다.
'하나원큐중금리대출'은 영업점 방문과 서류 제출 없이 하나은행 모바일 앱 '하나원큐'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신속하게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해 접근 편의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성실하게 채무를 갚아온 자영업자들을 위해 1조원 규모의 '하나더소호 성공사다리대출'을 출시한다. 대상은 하나은행 대출 원리금을 성실히 상환 중이거나 전액 상환한 이력이 있는 개인사업자 소상공인이다. 이와 함께 내수 침체 장기화로 일시적인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개인당 최대 1천만원 한도 내에서 최저 연 4.5%의 낮은 금리로 무보증 신용대출을 지원한다.
하나금융은 또 다음달 중으로 2천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선제적으로 소각할 방침이다. 장기간 채무부담을 안고 있는 개인 채무자 중 특수채권 편입 후 5년이 경과한 5천만원 이하의 개인금융 채권 약 2천억원 규모의 시효를 연장하지 않고 완전히 소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3천만원 미만의 보증서 대출의 대위변제 완료 후 남은 잔여 원리금에 대해서도 40억원(약 1.2만좌) 상당을 선제적으로 즉시 소각하는 등 신용 악화와 낙인 효과로 경제 활동에 제약을 받던 채무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 도울 방침이다.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서민 자금의 적시 지원과 금융 소외자 구제를 견인하는 대표 공익 기금인 하나미소금융재단 앞 1천억원 추가 특별 출연도 단행한다.
1천억원 규모의 출연금은 서민금융진흥원의 '금융 소외자 대출 상품 4종 세트' 등을 집중 취급하는 재원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한 저소득·저신용 청년들과 영세 자영업자, 특히 경제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 영세 소상공인들이 제도권 금융의 안정적인 혜택 속에서 생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서민금융 공급 인프라를 완성할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은 "포용금융은 단순한 기부나 일시적 지원이 아닌 서민의 삶에 온기를 돌게 하는 금융 본연의 진정성 있는 소명"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미봉책이 아닌 판을 바꾸는 포용금융 대전환을 통해 하나금융이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시장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캐피탈 이용 고객에 갈아타기 제공도…대출 후 신용점수 ↑
우리금융그룹도 우리WON Dream 갈아타기 대출과 그룹 통합 포용금융 플랫폼 '36.5°'를 동시에 선보이며 포용금융 접근성을 높였다.
우리WON Dream 갈아타기 대출은 그룹 카드·캐피탈·저축은행 대출을 이용해온 중저신용 고객이 보다 낮은 금리의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설계한 그룹 통합 상품이다. 최고 금리는 연 7%, 상환기간은 최장 10년 분할상환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청년·프리랜서·주부 등 소득증빙이 어려운 금융취약계층에게 긴급 생활자금을 지원하는 '우리WON Dream 생활비대출'도 지난 3월 말 출시 이후 약 2천명 고객에게 132억원을 공급했다.
NH농협금융은 기존 금융권 이용이 어려웠던 고객에게 최대 100만원 한도로 연 7% 금리에 제공하는 'NH신용회복 파트너론'을 출시했고,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3월 제2금융권 신용대출을 은행권 대출로 전환하는 'KB국민도약대출'을 내놨다. 연소득과 재직기간 제한을 완화해 개인사업자와 프리랜서 등까지 대상을 넓혔고, 대출 최고금리도 연 9.5% 이하로 제한했다.
연합뉴스토스뱅크는 2026년 1분기에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과 신규취급액 비중에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토스뱅크의 서민정책상품(햇살론, 사잇돌, 새희망홀씨, 개인사업자 새날대출 등) 1분기 공급액은 4574억 원이며, 누적액은 2조 5628억 원이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토스뱅크에서 대출을 받은 중저신용자 중 46%가 대출 실행 1개월 이내에 신용점수가 상승(평균 43점)했으며, 비은행권 대출 보유 고객은 37%가 1개월 내 비은행권 잔액을 평균 305만 원 줄이고 신용점수도 10점 추가 상승하는 등 가계 건전성 개선의 선순환을 형성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대안정보 활용 확대와 자체 채무조정 프로그램 정교화를 통해 포용의 가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28일 제5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금융시스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포용금융 전략추진단'을 신설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포용금융이 금융회사와 금융시스템 안에서 지속 가능하게 작동하는 구조가 되도록 추진단을 중심으로 충분히 논의하고 제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