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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지 부족'으로 개표 중단이나 재선거까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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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개표 중단·재선거 주장…베를린 사례도 언급
민주당 "일고의 가치 없다…관리 부실에 유감"
선거 실시 불가한 부득이 사유·결과 인정 여부 관건
소청 이후 선거무효소송 가능…선거 결과 영향 판단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오후 10시 투표를 마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투표용지 부족으로 오후 10시 투표를 마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주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표용지 부족으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가 중단되거나 지연된 사태가 개표 중단과 재선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선거 개표 중단과 재선거까지 요구하고 나섰지만, 실제 법적 절차로 이어질지는 선거 실시 불능 여부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이 관건이다.

국힘, 선거 개표중단·재실시 주장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3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유권자의 투표권과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된 선거로, 이미 투표의 공정성이 깨졌다"며 서울시장 선거 개표 중단과 재실시를 주장했다.

장 대표는 투표용지를 기다리다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와 관련 보도를 보고 투표장에 가지 않은 유권자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투표 마감 이후 투표한 유권자가 개표방송을 접했을 가능성도 문제 삼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긴급 기자회견에서 서울 개표 중단과 공직선거법 196조에 따른 선거 연기를 요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2021년 투표용지 부족과 투표 지연 등으로 일부 선거가 무효 처리된 독일 베를린 사례도 거론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6.3 지방선거 투표소 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일 6.3 지방선거 투표소 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역시 투표를 하지 못한 지역의 조치가 끝나기 전까지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의 관리 부실에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개표 중단과 재선거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선관위의 관리 부실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국민의힘의 개표 중단·재선거 주장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부득이한 사유·선거 미실시 사례 여부 판단


공직선거법 196조는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선거를 실시할 수 없거나 실시하지 못한 경우 선거를 연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관할 선거구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과 협의해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198조는 어느 투표구의 투표를 실시하지 못했거나 투표함 분실·멸실 등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 재투표를 실시한 뒤 당선인을 결정하도록 한다.

결국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선거를 실시할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유로 볼 수 있는지가 첫 번째 쟁점이다. 투표용지 부족이 단순한 선거관리 행정 과실인지, 아니면 특정 투표구에서 투표 자체가 실시되지 못한 사례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공직선거법 155조는 투표 마감 시각에 투표소에서 투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선거인에게 번호표를 부여해 투표하게 한 뒤 투표소를 닫도록 하고 있다. 선관위가 대기 유권자에게 번호표를 주고 투표 시간을 연장했다면, 그 자체는 적법한 조치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투표용지 부족으로 실제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간 유권자가 있었다면 선거 효력을 다투는 절차로 이어질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 선거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먼저 선관위에 소청을 제기하고, 각하 또는 기각 결정이 나온 뒤 대법원에 선거무효소송을 낼 수 있다.

선거에 영향 미쳐야 무효 판단 가능성

개표소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개표소에서 개표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송으로 가더라도 문턱은 낮지 않다. 공직선거법 224조는 선거에 관한 규정 위반 사실이 있더라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선거의 전부나 일부 무효 또는 당선 무효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규모가 당선인과 차점자의 득표 차이를 넘어서는지, 특정 투표구의 관리 부실이 전체 선거 결과를 흔들 정도였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다.

앞서 선관위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0분 기준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를 비롯한 12개 투표소와 강남구 1개 투표소, 광진구 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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