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제공외국인 노동자 110만 명 시대에 정부가 이주노동자 인권침해를 없애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놨다.
모국어로 참여 가능한 상시 익명 설문조사를 도입해 그 결과를 현장 지도 및 감독과 즉각 연계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아울러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 14개 지방관서에 인권침해 사건을 총괄할 전담팀을 신설해 권리구제의 신속성과 실효성을 대폭 끌어올리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방지대책'을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그동안 언어 장벽과 낯선 제도, 체류 불안 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도 신고하지 못해 인권침해가 장기화되는 문제가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주 노동자들이 우리나라 근무 환경이나 제도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용이나 체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비자 연장에 대한 불이익 걱정 등으로 인해서 인권 침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바로 신고하지 못해 피해가 반복되거나 장기화되는 경우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 문제를 사전에 포착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전면 구축한다. 17개국 언어로 제공되는 QR코드 기반 익명 설문조사를 상시 운영하고, 노동포털 내 '재직자 익명제보센터'에 이주노동자 인권침해 항목을 신설한다.
여기서 포착된 위험 사례는 즉시 현장 점검과 기획 감독으로 이어진다. 기존 전국 150개소 정기 감독에 더해 폭행이나 괴롭힘 우려가 큰 밀집 지역 사업장 100여 곳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특화 기획감독을 추가 실시할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조사나 신고 내용이 즉각 조치가 필요한 심각한 상황이라 판단되면 바로 점검이나 감독에 나서고, 내용이 부정확하거나 당장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정기 감독이나 지도 점검에 포함해 사업장에 나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빠르게 수렴하기 위한 보호 체계와 조직 정비도 이뤄진다. 경기, 안산, 인천북부 등 외국인 노동자가 집중된 14개 지방노동관서에 '이주노동자 전담팀'을 꾸려 인권침해 조사와 권리구제 대응을 총괄한다.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해 인근 쉼터와 연계하여 가해자와 즉각 분리하고, 원활한 사업장 변경을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보호 조치를 병행한다.
또한 이주노동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매주 고용센터에 공인노무사와 다국어 상담원이 상주하는 출장신고센터를 열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고·상담의 날'을 지속 운영한다.
나아가 부처 간 칸막이로 인해 발생하던 노동조건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법과 제도 개선에도 착수한다. 그간 취업비자별 주관 부처가 달라 통합 관리에 한계가 있었으나, 앞으로는 부처 간 정보 연계를 통해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모든 이주노동자의 취업 및 근로조건 개선, 산업안전을 아우르는 통합 지원시스템을 구축한다.
이와 함께 외국인 고용 사업주의 인식 개선을 위해 '근로조건 자율개선사업' 대상에 취약사업장을 포함하고, 기초노동법 및 인권보호 교육과 특화 노무관리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노동부 권창준 차관은 "그간 이주노동자들이 다가가기 어려웠던 신고와 권리구제의 문턱을 낮추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를 더 빠르게 포착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