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주한미국대사인 필립 골드버그(오른쪽)와 캐서린 스티븐스(가운데)가 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경제연구소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전직 주한미국대사들이 "이재명 정부가 '강경 좌파' 성향"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외부 필진 칼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와 캐서린 스티븐스 전 대사는 4일(현지시간)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재명 정부 들어 한미동맹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WSJ의 외부 칼럼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이 대통령이 무슨 급진 공산주의자 같은 사람이라는 식의 이야기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그는 뛰어난 정치인이고, 어제 지방선거 결과를 통해서는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이 미국과의 동맹, 특히 미국 핵우산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고 무역과 투자 등 매우 어려운 사안들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평가했다.
또한 골드버그 전 대사는 "전임 윤석열 정부는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반면, 이재명 정부는 중국과 더 적극적인 외교를 하려고 한다"며 "이는 워싱턴의 일부 사람들이 얘기하는 본격적인 친중 정책이라기보다는 '재균형'에 가깝다"고 말했다.
다만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의 진보 성향 정부들은 어떤 면에서는 우리의 국제정책에 대해 반사적으로 친미적 태도를 덜 보이는 경향은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이 대통령은 '반미주의'와 특정 정책에 대한 반대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오늘날 한국 정치에 대해 말할 때 '반미주의'는 매우 시대착오적으로 들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티븐스 전 대사는 "한국의 여론조사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가 계속해서 늘고 있고,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 대다수가 강력한 한미관계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변화가 있다면 그 변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고,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알맞은 시기일 수 있다"면서 "서로의 공약에 대한 신뢰와 확신이 바탕에 깔려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앞서 WSJ은 지난 1일 미군이 있는 오산 공군기지에 대한 특검 압수수색,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 수사 과정, 통일부 장관의 한미 공유 기밀정보 공개 논란 등을 나열하며 한미동맹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외부 칼럼을 게재했다.
전날 미 연방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는 대럴 아이사(공화·캘리포니아) 의원이 WSJ 외부 칼럼을 거론하며 '한국 정권이 친중(親中)·좌경화됐다'고도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선거를 통해 정권을 창출하는 민주주의의 특징'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루비오 장관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지금의 일본처럼 미국에 더 우호적인 지도자를 선출하기도 하고, 때로 우리와 다른 관점의 지도자를 선출하기도 한다"며 "다만 우리는 그 나라 국민들의 주권적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