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8~9일 방북하기로 한 것은 여러 상징적 의미와 포석을 함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이 올해 첫 해외 방문지로 북한을 선택한 것이어서, 중국이 그만큼 북한을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놓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중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 방역을 이유로 교류가 축소됐다. 그러는 사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하면서 군사·안보 분야에서 급속히 가까워졌다. 북한은 러시아와 2024년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쪽이 무력 침공을 당하면 즉각적으로 군사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사실상 '상호방위조약' 성격을 가졌다. 뿐만 아니라 양국은 경제·과학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 국민들은 관광을 위한 방북도 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과의 거리를 좁힐 필요성이 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방북에 대해 "양국 간의 강력한 유대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북러 군사 협력에 대한 중국의 우려 등을 겪은 후 신중하게 관계를 재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중러 3국의 우호적 관계 속에서 중국 쪽으로 좀 더 균형추를 옮기겠다는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올해는 1961년 '북중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을 맺은 지 65주년으로, 이번 방북에서 두 정상은 혈맹 관계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SCMP는 "중국이 러시아·파키스탄·이란 등 수십 개 국가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지만 이 조약이 공식적으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유일한 상호방위조약"이라고 짚었다.
북한과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끊겼던 여객열차와 항공 운행을 복원하며 교역과 인적 교류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정상회담에서는 경제 분야가 주요한 의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이 관심을 보여온 두만강 하류 수로 이용과 동해 진출 문제, 북중 접경지역 개발 협력, 나선 경제특구 활용 방안 등이 논의될 수 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연거푸 열린 미중 정상회담과 중러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관련 내용을 공유하면서 향후 대응 방안 등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설명자료에는 양국이 북핵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중러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대북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만 표명했다.
시 주석의 방북이 북한을 영향권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란 전쟁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중재 역할을 요구했듯이 한반도 문제에서도 중국은 빠질 수 없는 '핵심 당사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은 최근 새로운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했는데 이는 시 주석 방문을 앞두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어떻게 정립되느냐는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러시아 등의 외교 전략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