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가협회, 한국웹툰작가협회가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불법 웹툰 사이트 '뉴토끼' 운영자 국내 송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불법복제 만화 공유사이트 운영자로 추정되는 30대 남성이 일본에서 국내로 송환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법무부가 11일 일본 당국으로부터 불법복제 만화 공유사이트 운영 사범 A씨를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김포공항으로 송환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불법복제 만화 공유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슬램덩크', '원피스', '명탐정 코난' 등 유명 만화 저작물 1400여 개를 불법 게시하고, 도박사이트 광고를 올려 범죄수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본서 범죄인 인도…한일 조약 체결 후 일본 국적자 첫 사례
문체부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일본으로 출국했고 2022년 일본 국적으로 귀화했다. 이번 송환은 2002년 한일 범죄인인도조약 체결 이후 일본에서 일본 국적 범죄인을 인도받은 첫 사례다.
A씨는 불법 웹툰·웹소설 공유사이트인 '뉴토끼', '마나모아' 운영자로 추정된다. 이들 사이트는 국내 웹툰·웹소설 업계가 장기간 피해를 호소해 온 대표적인 불법 유통망으로 꼽힌다.
문체부는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를 돕기 위해 검찰·경찰과 협력해 사건 내용을 일본 당국에 설명하기 쉽게 정리하는 등 송환 절차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번 송환을 한국 웹툰 등 문화콘텐츠 산업 생태계에 피해를 초래한 해외 저작권 침해 사범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 의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향후 문체부는 법무부, 검찰, 경찰과 협력해 A씨 관련 사건의 범행 수법과 운영 구조를 규명하고, 범죄수익도 추적해 환수할 계획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이번 송환 조치는 온라인 저작권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와 국제공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사례"라며 "문체부도 저작권 정책의 주무 부처로서 케이 콘텐츠 지킴이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가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만화·웹툰 유통 플랫폼 '뉴토끼' 수사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 제공 웹툰·웹소설 작가 134명 형사고소…"공범·수익 흐름 밝혀야"
콘텐츠 업계는 A씨가 운영한 불법 사이트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웹툰·웹소설 분야 피해액은 연 5976억 원에 달한다. 웹툰 업계 피해액은 연 4776억 원, 웹소설 업계 피해액은 연 1200억 원으로 추산됐다.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와 불법 유통 피해 작가 134명은 이날 A씨의 국내 송환에 맞춰 경찰청에 형사고소장을 접수하고 서울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뉴토끼 운영자에 대한 신속하고 강도 높은 수사와 함께 뉴토끼·북토끼·마나모아의 관계성, 공범과 조력자, 광고 수익 흐름, 불법 도박사이트 유입 구조, 범죄수익 은닉 가능성까지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는 "뉴토끼는 단순한 불법 공유 사이트가 아니라 수많은 웹툰과 웹소설을 무단으로 복제·유통하며 창작자의 생계와 콘텐츠 산업 기반을 무너뜨린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콘텐츠 유통망"이라고 주장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 한국저작권보호원 방문해 저작권보호 강화 조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체부 제공
한국만화가협회도 성명을 내고 "장기간 지속돼 온 불법 웹툰 유통 범죄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확인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송환과 체포를 환영했다.
협회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명의 운영자를 검거한 사건을 넘어, 디지털 창작물도 엄연한 창작자의 재산이며 그 권리를 침해한 범죄 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공권력의 의지를 확인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이버웹툰, 리디, 키다리스튜디오, 레진엔터테인먼트, 탑코미디어, 투믹스 등 웹툰불법유통대응협의체 소속 7개사도 입장문을 내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웹대협은 "이번 송환은 오랜 기간 창작자와 권리사, 플랫폼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야기해온 대표적인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책임을 묻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불법 유통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 작품 열람 손실을 넘어 창작자의 수익 감소, 정식 소비 위축, 2차 확산과 글로벌 사업 기회 손실까지 포함한다"며 "창작 생태계 전반에 장기적인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엔터 제공
웹대협은 만화와 웹툰·웹소설 산업은 초독 가치와 팬덤 형성이 중요한 만큼 불법 소비가 정식 유통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사이트 폐쇄를 넘어 운영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재발 방지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해외 서버 불법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과 긴급차단 제도를 시행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과 형사처벌 기준 상향 등을 통해 저작권 침해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