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문명이 만든 신화 속 인간의 욕망…이승만 신화의 이면을 묻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심용환 '신화의 역사'
배기성 '진보를 위한 현대사 수업'

오뒷세우스는 왜 그토록 오래 바다를 떠돌아야 했을까. 역사학자 심용환은 신간 '신화의 역사'에서 이 질문을 신의 저주가 아니라 바다를 건너 살아야 했던 고대 그리스인의 불안으로 읽는다.

책은 신화를 재미있는 옛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과 문명이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서사로 본다. 저자는 "신화를 분석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그리스 신화의 영웅과 신들은 고귀하지만은 않다. 전쟁과 폭력, 변덕과 욕망이 뒤엉켜 있다. 게르만 신화는 19세기 독일 민족주의와 낭만주의 속에서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으로 다시 호출된다.

메소포타미아의 길가메시는 죽지 않기 위해 세상 끝까지 가지만 결국 인간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이집트 신화는 나일강의 질서 속에서 부활과 영원의 세계를 만들고, 인도 신화는 혼란의 시대일수록 삶의 질서인 다르마가 절실하다고 말한다.

중국 신화를 다루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중국 문명이 신비와 환상보다 인간 사회의 질서와 윤리를 앞세웠다고 본다. 서왕모 같은 존재도 시간이 흐르며 중화 문명의 상징으로 재구성됐다는 것이다.

책의 끝은 현재로 향한다. 인공지능이 정보를 처리하는 시대에도 인간은 여전히 데이터보다 이야기에 움직인다. 아이돌 팬덤, 정치적 신념, 음모론, 국가 서사도 오늘의 새로운 신화로 작동한다.

'신화의 역사'는 신화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해 온 오래된 방식임을 보여준다.

심용환 지음 | 민음사




반민특위·조봉암·국민방위군 사건 등으로 본 건국사의 그늘


역사 스토리텔러 배기성이 한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진보적 시각에서 다시 짚은 입문서 '진보를 위한 현대사 수업'은 해방 이후부터 1960년 4·19 혁명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결정적 장면 20개를 스무 번의 특강 형식으로 정리했다.

책은 반민특위 해산, 농지개혁을 둘러싼 권력투쟁, 국민방위군 사건, 조봉암 사법살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이면, 4·19 혁명 등을 다룬다.

저자는 반민특위 좌절을 대한민국 현대사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장면으로 본다. 책은 반민특위 체포 1호가 화신백화점 회장 박흥식, 3호가 춘원 이광수, 4호가 최린이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친일 청산 실패가 이후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이어졌다고 짚는다.

이승만 정권을 둘러싼 '외교의 신화'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미국과 서방 핵심 인사들이 이승만 제거 방안을 검토했다는 '에버레디 플랜'을 통해, 이승만이 냉전기 동맹 질서 안에서도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됐다고 설명한다.

조봉암의 농지개혁과 진보당 사건, 전쟁 중 국민방위군 비리, 해외 입양과 기지촌 문제 등도 한국 현대사의 어두운 장면으로 제시된다. 저자는 "골로 간다"는 말의 기원을 민간인 학살의 기억과 연결하며, 일상어 속에도 역사적 상처가 남아 있다고 말한다.

책의 후반부는 4·19 혁명으로 향한다. 저자는 오늘날 보수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대구가 과거에는 이승만 독재에 맞선 저항의 거점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진보를 위한 현대사 수업'은 해방과 건국, 전쟁과 독재, 혁명의 시간을 다시 읽으며 지금의 한국 사회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를 묻는다.

배기성 지음 | 자크드앙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