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의 슈퍼세이브. 연합뉴스부상 공백을 딛고 일어난 수문장 김승규(FC도쿄)가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결정적인 선방쇼를 펼쳤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후반 14분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헤더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후반 22분 황인범(페예노르트)의 동점골과 후반 35분 오현규(베식타시)의 역전골이 터지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한 골키퍼 김승규는 승리의 숨은 주역이었다. 비록 실점은 했으나 후반 막판 체코의 결정적인 문전 슈팅을 두 차례나 막아냈다.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체코 감독마저 경기 후 "그 가까운 거리에서 때린 슈팅을 어떻게 막아냈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승규는 "첫 경기를 꼭 잡자고 선수들끼리 다짐했다"며 "선제 실점을 하고도 다 함께 역전해 결과를 가져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방 상황을 돌아보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승규는 "우리가 주도한 경기에서 그대로 지면 수비와 골키퍼 책임이 될 수 있었다"라면서 "역전 후 마지막 선방으로 팀에 조금이나마 힘이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롱스로인에 이은 실점 장면에는 "알고도 당해 아쉽다"고 털어놨다.
경기를 앞두고 전해진 득녀 소식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김승규는 지난 2024년 모델 김진경과 결혼해 최근 딸을 얻었다. 그는 "경기 출발 전 딸과 영상 통화를 했다"라며 "그동안 자는 모습만 봤는데 오늘은 신기하게 눈을 똑바로 마주쳐줘서 큰 힘을 얻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승규의 슈퍼세이브. 연합뉴스이번 대회는 김승규의 4번째 월드컵이다.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줄곧 대표팀의 골문을 지켰지만 이번 무대까지 오는 길은 험난했다. 그는 2024년 오른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두 차례나 수술대에 올랐다. 월드컵 출전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김승규는 "1년 전만 해도 운동장에 복귀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라며 "부상을 이겨내고 월드컵 선발로 나와 승리까지 거두니 힘들었던 지난날을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을 향해 메시지를 던졌다. 김승규는 "재활은 정말 힘들고 지치는 과정"이라며 "지금 부상으로 힘들어하는 선수들이 있다면 저를 보고 조금이나마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