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싱하오 9단 vs 신민준 9단(사진 오른쪽)의 결승 최종 대국 후 복기 장면. 한국기원 제공한국 바둑이 안방에서 중국에게 'LG배'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중국보다 2배 이상 많은 선수가 출전한 데다 세계 1인자, 디펜딩 챔피언이 우승을 노렸음에도 만리장성을 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 대회는 주최국 한국에서 13명이 출전했다. 이어 중국 6명, 일본 4명, 중화 타이베이 1명 등 총 2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의 열세는 대회 초반부터 감지됐다. 24강에 9명이 출전해 단 1명만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진출에 성공한 1명도 한국 기사 간 대결에서 승리한 것으로, 8명 기사가 중국, 일본 기사와의 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주최국의 체면을 구긴 '안방 참사'라는 혹평을 받았다.
'충격패'는 4강전에서도 이어졌다. '세계 1인자' 신진서 9단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중국 랭킹 4위 왕싱하오 9단에게 무너지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통산 전적에서 크게 앞선(5승 2패) 상대에게 153수 만에 백 불계패하면서 충격은 더했다.
'LG배' 우승자 중국의 왕싱하오 9단. 한국기원 제공다만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신민준 9단(한국랭킹 3위)이 결승에 올라 'LG배' 사상 첫 2연패 달성에 희망을 걸었으나, 그마저 신진서를 꺾고 결승에 오른 왕싱하오에게 패했다.
신민준은 16일 전북 전주시 한옥호텔 왕의지밀에서 열린 제31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최종국에서 왕싱하오에게 183수 만에 백 불계패하며 종합전적 1-2(1국 승, 2·3국 패)로 준우승했다. 이로써 'LG배'는 올해도 2연패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동안 이창호(4회), 신진서(3회) 등 다승자를 배출했지만, 2년 연속 우승한 기사는 전무하다.
왕싱하오는 이날 승리로 'LG배'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신민준과의 상대전적도 4승 2패로 격차를 벌렸다. 그는 최종 대국 후 인터뷰에서 "'LG배'에서 우승해 굉장히 기쁘다. 전반적으로 평소보다 좋은 실력을 발휘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중국은 이번 우승으로 'LG배' 통산 우승 횟수를 13회로 늘렸다. 이번 대회 전까지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 15회, 중국 12회, 일본 2회, 대만 1회였다. 'LG배' 우승상금은 3억 원, 준우승상금은 1억 원이다. 본선 제한 시간은 각자 3시간에 40초 초읽기 5회가 주어졌다.
한편 중국은 'LG배'에 2년 만에 참가했다. 지난 29회 대회 결승에서 자국의 커제 9단이 '사석 관리' 규정 위반으로 반칙패와 기권패를 당하자 강력 반발하며 'LG배'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중국이 불참한 지난해 대회는 '반쪽 대회'라는 오명에 시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