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전북선관위원장이 11일 개표 결과 정정 절차를 위한 회의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대한 기자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3지방선거 전북교육감 선거 개표 과정에서 발생한 전산 입력 오류 사태를 두고 제기된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개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을 인지하고도 '당락에 영향이 없다'는 이유로 당선증 교부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나 선관위의 안일한 인식이 재차 도마에 올랐다.
"결과 같다"는 안이한 인식…개표 오류에도 당선증 교부한 선관위
전북선관위 전경. 전북선관위 제공
앞서 전북교육감 선거 개표 과정에서 중화산1동 제3투표소의 개표 결과가 제1투표소의 결과로 중복 입력돼 유권자 1104명의 투표가 누락됐다.
지난 16일 전북선관위가 공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일 오후 2시23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지역의 개표 과정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인지했음에도, 같은날 오후 3시에 개최된 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한 위원회는 같은날 오후 4시, 천호성 전북교육감 당선인에게 당선증을 교부했다.
선관위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오류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선인 결정을 미루거나 위원회에 알리지 않은 이유를 두고 "당락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미 1·2위 후보의 득표수가 12만 표 이상 차이나는 상황에서 오류가 발생한 중화산1동의 유권자 수에 비춰볼 때,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판단을 두고 "유권자의 표심을 가볍게 생각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고, 선관위는 "한 표라도 소중히 여겨 지켜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점을 두고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깊이 반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개표 오류 사태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섣부른 보고보다는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며 "고의로 보고를 누락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고의 보고 누락 아냐" 재차 해명… 경찰은 '고의성' 염두 수사
전주시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 전경. 심동훈 기자선관위는 전북선관위 사무처가 지난 4일 오전 완산구선관위로부터 사안을 보고 받아 사전에 문제를 인지했음에도 위원회 보고 없이 당선인을 확정한 후, 다음날 최초 보고를 받은 것처럼 꾸몄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전북선관위는 "개표 종료 시점인 4일 오전 7시쯤엔 개표 입력 오류가 발생했다는 정도의 내용만 파악했을 뿐, 득표수 변동 등 세부 내용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후보자별 득표수 변동 등 세부 내용은 지난 5일 오전 10시 40분쯤 완산구 선관위의 경위 보고서를 통해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표 입력 오류를 이미 알았으면서도 당선인 확정을 위한 위원회에 고의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상곤 전북선관위원장에겐 사안 발생후 닷새가 지난 9일에 보고가 이뤄진 점을 두고서도 "해당 사안은 법령상 구체적 처리 근거나 절차가 없고 선례도 없었다"며 "내부 검토 및 보고를 거친 후 중앙선관위에 시스템 수정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이 우선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연휴와 결재 라인에 있는 상임위원의 조퇴 등 여러 사정이 겹쳐 부득이하게 9일에 보고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인사상 불이익 등 책임 회피를 이유로 허위보고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전북경찰청 전경. 심동훈 기자한편, 경찰은 전북선관위 사무처 관계자들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은 지난 15일 전산을 잘못 입력한 전주시 완산구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적용된 혐의는 변경될 수 있다"며 "선관위 직원들의 보고가 지연된 과정에서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