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이미지 제공임금체불로 생계가 어려워진 노동자를 돕기 위해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밀린 임금을 먼저 지급하는 '대지급금' 제도를 악용한 부정수급 사례가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2022년 4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대지급금이 지급된 사업장 104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6개 사업장에서 58명이 4억 2300만 원 상당의 대지급금을 부정 수급했거나 부정 수급을 시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지급금은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임금 등이 체불돼 생계가 곤란해진 노동자에게 국가가 임금채권보장기금에서 일정 범위의 체불임금을 먼저 지급한 뒤 사업주에게 이를 청구하는 제도다.
노동부는 2022년부터 매년 수급 빈도와 신청액 규모, 변제금 회수 현황 등을 분석해 부정수급 가능성이 큰 사업장을 골라 기획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근로관계나 체불 사실 자체를 꾸며낸 수법이 두드러졌다.
건설현장 원도급업체 A사 대표는 하도급업체 대표들과 짜고, 하도급업체가 고용한 노동자들을 마치 A사 소속인 것처럼 위장해 진정을 내도록 했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23명 명의의 대지급금 1억 2200만원을 부정 수급한 뒤 이를 밀린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하거나 노동자들로부터 돌려받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제조업체 B사 대표 씨는 소속 노동자들과 공모해 실제로는 체불임금이 없고 위장폐업으로 퇴직금도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노동자들에게 임금·퇴직금이 밀린 것처럼 허위 진정을 내게 했다. 이를 통해 2280만 원(3명)을 부정 수급하게 하고, 추가로 2080만 원(2명)을 받아내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는 실제 체불 피해 노동자에게는 대지급금을 신속히 지급해 생활 안정을 돕되, 부정수급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도 기획조사를 이어가고, 부정수급이 적발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지급액 환수는 물론 최대 5배까지 추가 징수한다. 10명 이상이 얽힌 임금체불 신고 사건에서 대지급금 신청이 예상되면 사업주에게 재산목록 제출을 요구하고, 재산이 있거나 정상적으로 운영 중임에도 변제금을 납부하지 않는 사업장은 집중 회수 대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특히 고액·장기 변제금 미납 사업주에 대해서는 신용제재를 병행한다. 대지급금 지급일 다음 날부터 1년 이상이 경과했음에도 미회수금이 2천만 원 이상인 경우가 대상이다.
아울러 지난달 시행된 개정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라 변제금 회수에 국세체납 절차가 도입됐고, 체불에 책임이 있는 직상수급인과 그 상위수급인에게 변제금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제도도 함께 시행됐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앞으로도 대지급금이 본래의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부정수급 등 제도를 악용하는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고, 부정수급액 환수와 변제금 회수를 강화하여 제도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