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은 선을 넘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로 인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권과 교육 현장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 직원들의 활약을 다룬다. 넷플릭스 제공알려진 대로 배우 진기주는 여러 직업을 거쳤다. 공대 출신으로 삼성SDS에 입사해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3년 뒤 강원 지역 방송 기자로 활동했고, 이후 슈퍼모델에 도전하며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어 2015년 tvN 드라마 '두 번째 스무살'을 통해 마침내 배우로 데뷔했다.
데뷔 10년 만인 2025년 MBC 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2025)'을 통해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진기주는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을 통해 또 다른 얼굴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작품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떠올렸다.
"제가 정말 망각의 동물처럼 이 작품이 좋고 끌려서 하겠다고 해놓고 뒤늦게 '이걸 어떻게 감당하려고 했지'라고 생각했죠. 늘 그렇게 반복해요.(웃음)"
이어 "대본에 지켜준다는 단어들이 마음을 찌르르하게 만들었다"며 "오윤진(김채은)에게 '피해 학생들에게 진심이다. 교권국 한번 믿어봐라. 언니가 지켜주겠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나화진(김무열)과 김경민(이찬용)이 편의점에 이야기하는 신도 그랬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모든 회차에서 피해자가 보호받는 순간에 울컥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배우 진기주는 작품 공개 이후 주변 지인들의 다양한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 아역 배우를 만났는데 부모님이 제 모습을 짤(밈)로만 보여줬다며 따라하더라"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제 작품을 보지 않는 친구도 봤다고 해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극 중 임한림은 특전사 출신으로 강인한 면모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복합적인 감정선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다. 이 때문에 작품 속에서 표현하기 쉽지 않은, 가장 까다로운 인물이기도 하다.
진기주는 "전체 대본 리딩 전에 홍종찬 감독님과 교권보호국 4인방이 모여 장면마다 짧게 맞춰봤다"며 "서로 브레인스토밍하듯 아이디어를 내고 어느 정도 인물을 만들어간 상태에서 촬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전사는 제가 직접 본 적도 없고 경험해 본 적도 없어서 관련 영상을 많이 찾아봤다"며 "보면서도 존경스러웠다. 하루에도 몇 시간 씩 자신의 한계를 넘으며 살고 있더라. 소리도 그냥 지르는게 아니라 포효하는 짐승 소리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임한림도 고등학교 때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버틴 인물이니까 특전사처럼 이겨내고 살아남으려는 소리를 냈을 것 같았다"며 "영감받았던 부분을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고 감정 톤과 방향성은 첫 번째 시청자인 감독님과 스태프, 배우들에게 맡기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봉사' 애칭 김무열 애드리브…집단 지성 모여 나아갔으면"
진기주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임한림의 과거 신을 꼽았다. 그는 "제 캐릭터만 소중한 게 아니라 그 신이 탄탄해야 임한림이 나화진을 어떤 존재로 생각하는지 작품 전체에 설명이 될 거로 생각했다"며 "인물의 대서사를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무거운 소재를 다룬 작품이었지만, 촬영 현장 분위기는 밝았다. 배우들은 곳곳에서 아이디어를 내며 즉흥적으로 신을 만들기도 했다. 이 가운데 진기주는 9회에서 전학생으로 변신한 장면을 언급하며 비하인드를 전했다.
"점을 볼에 찍을지 입 옆에 찍을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 정한 거예요.(웃음)"
그는 "전반적으로 감독님이 컷을 늦게 해서 애드리브로 가는 장면이 많았다"며 "작품 속에서 머리를 묶는 것도 애드리브였는데 김무열 선배가 '머리 묶지 말라'고 하셨더라. 그걸 하고 계신지도 몰랐다"고 전했다.
이어 "봉근대(표지훈) 사무관 애칭인 '봉사'도 김무열 선배가 애드리브로 한 거였는데 제가 받아주면서 이어졌다"며 "선배가 본인 애드리브를 살려줬다며 그때부터 봉사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액션 연기에도 공을 들였다. 진기주는 전 작품인 '언더커버 하이스쿨' 촬영을 마친 직후 6개월 동안 액션 스쿨을 다니며 준비했다.
그는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였고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제 신체를 보며 더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관련 영상도 열심히 흡수하려고 했다"며 "납치된 봉근대를 구하러 가는 액션을 가장 공들였다. 촬영 들어가고 나서도 계속 연습하며 다시 해보자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작품은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른 데 이어 2주 연속 1위를 지키며 관심을 받고 있다.
진기주는 시즌2 제작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작품을 통해 넷플릭스의 파급력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맡겨주시면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이나 교육계에서도 작품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과 관련해서는 "많은 분들이 작품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고 계시더라"며 "집단 지성이 모여 한 다리 한 다리 두들기며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끝으로 작품을 통해 느낀 메시지를 전했다.
"촬영하면서 어른이 어른답고 학생이 학생답고 그러면 누구도 힘든 사람은 없을 거고 각자 행복할 거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게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