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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에 SMR 유치로 첨단산업 '엔진' 장착, 핵폐기물은 고질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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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SMR을 유치한 부산 기장군. 연합뉴스  국내 첫 SMR을 유치한 부산 기장군. 연합뉴스 
부산 기장군에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이 확정되면서 차세대 에너지 산업 선점에 대한 기대와 원전 밀집에 따른 주민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 차세대 원전 기술을 선점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신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지역별 차등전기요금제 도입 지연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등 해묵은 과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어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SMR 초도기' 품은 부산, AI·데이터센터 유치 허브 기대

17일 신규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가 0.7GW 규모의 국내 첫 SMR 1기 건설지로 부산 기장군을 최종 선정하면서, 부산은 국내 차세대 원전 산업의 '테스트베드'이자 선도모델 역할을 맡게 됐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이번 SMR 유치가 부산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MR은 대규모 송전선로 없이 산업단지 인근에 직접 건설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로 인해 발이 묶인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을 지역으로 끌어오는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할 전망이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SMR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발전 단가가 기존 신재생에너지의 30% 수준에 불과해, 성공적으로 준공되는 2035년 이후에는 부산이 전 세계 SMR 시장의 허브이자 수출 전초기지로 도약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 원전 밀집도 심화…"언제까지 감내해야 하나"

빛나는 청사진의 이면에는 주민들이 짊어져야 할 해묵은 부담과 불안이 깔려 있다. 현재 기장군에는 재가동을 시작한 고리 2호기를 포함해 국내 가동 원전 26기 중 5기가 밀집해 있다.

여기에 SMR 1기가 추가되면 부산은 이미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원전 밀집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다 원전 밀집 지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더욱 굳히게 된다.

새로운 원전 기술 도입에 따른 지역 주민의 심리적 수용성을 확보하는 것은 가장 큰 과제다. 부지선정위는 기장군의 주민 수용성 평가 점수가 높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기존 대형 원전 5기에 이어 SMR까지 안게 된 지역사회의 피로감과 안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촘촘한 안전 검증 체계 구축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인허가와 건설 과정에서 거센 사회적 갈등을 피하기 어렵다.

'안갯속' 차등전기료와 '기약 없는' 방폐장…정부 대책은 '말뿐'

주민들이 위험을 감수하는 만큼 합당한 보상이 주어져야 하지만, 정부의 핵심 약속들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다. 지난해 기준 전력 자급률이 170%에 달하는 부산은 전력 생산지로서의 위험을 부담하면서도, 전력 소비량은 많고 생산량은 적은 수도권과 동일한 전기요금을 내는 불공정을 겪어왔다.

정부는 2024년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 시행에 맞춰 2026년까지 소매요금 차등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요금 설계 기준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표심을 의식해 시행을 미루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시한폭탄은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 문제다. 정부는 '2060년 영구처분'이라는 로드맵을 세우고 올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위원회를 구성했지만, 당장 부산의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은 수년 내 포화를 앞두고 있다. 특히 고리원전 부지에 2030년 운영을 목표로 추진 중인 건식저장시설이 영구 방폐장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부산 시민들의 공포는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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