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섬유질배합사료 배합기. 농촌진흥청 제공최근 국제 곡물 가격 변동성과 사료 원료 수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한우 농가의 생산비 절감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생산비는 낮추고 생산성은 높일 수 있는 자가 섬유질배합사료(TMR)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현장에서 검증된 자가 섬유질배합사료 기술 확산과 고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가 섬유질배합사료는 농가가 확보한 곡류, 풀사료와 농식품부산물 등을 활용해 직접 사료를 제조하는 방식으로, 농가 여건에 맞춰 사료 원료를 선택하고 배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농촌진흥청은 2012년부터 농식품부산물의 사료 활용 확대를 위한 연구를 추진해 왔다. 현재까지 맥주박, 비지, 깻묵, 두유박, 버섯사용후배지 등 총 47종의 농식품부산물에 대한 사료가치 평가를 완료했으며, 관련 정보를 한국표준사료성분표와 한우 자가 섬유질배합사료 배합비 프로그램에 반영했다.
또한, 농가가 사육 규모와 원료 여건에 맞춰 적정 배합비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한우 자가 섬유질배합사료 배합비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연구와 기술 보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우 비육우의 섬유질배합사료 급여 비율도 지난 2004년 2.14%에서 2024년 32.28%로 증가했다.
농촌진흥청은 현장 연구 성과를 한우 자가 섬유질배합사료 배합비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반영하며 활용성을 높여 왔다.
지난 2018년에는 개량된 한우의 성장 특성에 맞춰 거세 한우 단기 비육 프로그램을 반영했다.
2024년에는 임신우 사료 증량 급여 기술을 추가해 후대의 근내지방도는 6.7에서 7.6으로 향상되고, 투플러스(1++) 등급 출현율은 36.4%에서 85.7%로 증가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소 마리당 순이익도 88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는 임신기 어미소의 영양 관리가 송아지의 성장과 육질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번식우 관리와 고급육 생산을 연계한 새로운 사양관리 방향을 제시했다.
농촌진흥청은 자가 섬유질배합사료 기술의 현장 적용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전국 16개 시군 42개 농가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출하월령은 30.9개월에서 28.5개월로 단축됐고, 사료비는 11.3% 절감됐다. 또한 육질 원플러스(1+) 등급 이상 출현율은 65.6%에서 72.4%로 높아졌으며, 농가 소득은 4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전수 거점 농장 실증 결과에서도 자가 섬유질배합사료 적용 농가의 사료비는 두당 평균 296만 원으로 전국 평균 411만 원보다 28% 낮았다. 투플러스(1++) 등급 출현율은 65.3%로 전국 평균 39.1%보다 26.2%포인트 높았고, 도체중은 평균 487.3kg으로 전국 평균보다 16.7kg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섬유질배합사료는 사료비 절감 효과가 우수하지만 배합기와 저장시설 등 초기 시설 투자와 제조 기술 습득이 필요한 만큼 일부 농가에서는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전국한우협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와 함께 기술 교육과 현장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기술 전수자가 섬유질배합사료 거점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국 9곳에서 운영 중이며 2027년까지 18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가 섬유질배합사료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기 시설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동 제조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여러 농가가 원료 확보와 제조시설을 공동 활용하는 방식으로, 개별 농가의 비용 부담을 낮추고 기술 활용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농촌진흥청 조용민 국립축산과학원장은 "한우 자가 섬유질배합사료 기술은 농식품부산물을 사료 자원으로 활용해 생산비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현장 실용 기술"이라며 "거점 농장 실증을 통해 확인된 성과를 바탕으로 농가의 도입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공동 제조 모델과 현장 지원을 확대하고, 다양한 농가 여건에 맞는 기술 개발과 보급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