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5일 오춘천지법 속초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양양군청 7급 공무원 A씨가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채로 법정을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함께 일하던 환경미화원들에게 이른바 '계엄령 놀이' 등을 하며 상습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강원 양양군 공무원이 항소심에서도 선처를 호소했다.
춘천지법 강릉지원 형사1부(이배근 부장판사)는 25일 강요와 상습폭행, 협박, 모욕 등의 혐의로 전 양양군 소속 7급 운전직 공무원 A(40대)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과 A씨 양측 모두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이날 공판에서 A씨는 "피해자분들께 저로 인해 심각한 상처와 고통을 겪고 계신 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며 지난달 제 잘못에 대해 깊은 반성과 후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수사를 받기 시작한 날부터 지금까지 잘못을 모두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피해 회복을 위해 3000만 원을 공탁했고 구속 상태에서도 변호인을 통해 거듭 사과와 합의를 시도해 왔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날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들은 재판부가 합의 의사를 묻자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고, 최후 의견에서도 "엄중한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검찰 역시 "사안이 중대한 점, 피해자들에게 인격적인 모멸감을 주는 등 죄질이 불량한 점, 피해자들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고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이유로 원심 구형과 같은 징역 5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A씨는 사실상 지휘 관계에 있던 20대 환경미화원 3명(공무직 1명, 기간제 2명)을 상대로 강요와 협박을 일삼고, 모욕 행위를 반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특정 주식이 오를 때까지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내 말을 안 들으면 제물로 바쳐 밟아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피해자 1명에게 이불을 덮고 엎드리게 한 뒤, 다른 동료들에게 이를 발로 밟게 하는 이른바 '멍석말이' 폭행을 지시했다.
또한 "주가 상승을 위해 빨간 속옷을 입어야 한다"며 피해자들에게 빨간색 속옷 착용 여부를 강제로 보여주게 하는 행위를 반복했고, 특정 주식을 매수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담배꽁초 투척, 비비탄 총발사, 불이 붙은 성냥 투척, 물 분사, 발로 차는 행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십 차례 상습 폭행하기도 했다. A씨는 쓰레기 수거차를 운전하며 "다 같이 죽자. 보험금 5000만 원 나온다"며 운전대를 급히 틀어 위협한 혐의와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피해자를 향해 "저 XX를 보면 밥맛이 떨어진다"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한 혐의도 받는다.
이와 관련해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횟수, 수법 등에 비춰 보면 죄질이 좋지 않고 비난 가능성이 큰 점, 피해자들은 신체적 고통은 물론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업무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며 "다만 피고인이 형사 처분을 받은 전력은 없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합의가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면 선고기일 변경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며 이날 변론을 종결했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8월 13일 오후 2시 강릉지원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