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류영주 기자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한국 축구에 무거운 숙제를 떠안기고 물러난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조별리그를 끝으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대표팀의 무기력한 행보는 결국 '몬테레이 참사'라는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사실 이번 파국은 예견된 참사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공정과 월권 의혹이 쏟아졌다. 정몽규 회장이 국회 현안 질의와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는 초유의 수모를 겪은 이유다. "동네 계모임보다 못한 조직"이라는 치욕적인 질타 속에 홈팬들은 자국 대표팀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돌아선 민심은 불타오르고 있다. 현재 축구협회 공식 SNS에는 수많은 비판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행정 컨트롤 타워가 팬들에게 철저히 외면받는 비극적 현실이다. 결국 홍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제 축구협회는 수장 공백이라는 더 큰 폭풍 속으로 직진한다. 정 회장은 현지 사전 캠프에서 "대회가 종료되는 대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사퇴를 예고한 바 있다. 정관에 따라 잔여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궐위가 발생하면 60일 이내에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포스트 정몽규 시대'의 개막이다.
정치권도 전면적인 시스템 개혁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결국 인사가 만사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며 파벌 위주의 무능한 지휘관 선발 시스템을 강하게 질타했다. 견제와 감시가 실종된 인사 시스템의 대대적인 수술을 촉구한 것이다.
한국 축구의 시계는 쉴 틈이 없다. 오는 9월 A매치를 시작으로 아시안게임과 내년 1월 AFC 아시안컵까지 굵직한 일정들이 줄을 잇는다. 바닥까지 추락한 신뢰 위에서 축구협회가 어떤 생존책을 내놓을지 축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