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유럽이 수입 철강의 무관세 물량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강력한 수입 제한 조치를 다음 달부터 시행할 예정인 가운데, 우리 정부가 협상 결과 전용 쿼터 총 207.3만 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대비 약 20% 감소하는 데 그친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국가 간 경쟁을 통해 추가 활용 가능한 공용쿼터 물량까지 합하면 무관세 할당은 최대 354.8만 톤까지 늘 수 있다.
3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30일(현지시간)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하는 신철강 조치의 운영계획과 국가별 철강 쿼터 물량을 발표했다.
신철강 조치는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수입관리 제도다. EU는 다음 달부터 철강 30개 품목에 대해 쿼터 초과 물량에 적용되는 관세를 50%로 인상하는 한편, 연간 총 1835만 톤에 대해서는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관세할당제도(TRQ)를 시행한다.
EU는 2018년부터 철강 30개 품목에 대해 글로벌 세이프가드 조치를 운영했다. 기존 세이프가드 하에서는 총 3382만 톤 한도 내에서 무관세 수입이 허용되고, 쿼터 초과 물량에는 25% 관세가 부과됐다. 그러나 해당 조치가 이날 종료되면서 EU는 새 철강 수입관리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이번 제도로 무관세 수입물량이 대폭 축소됐다. EU 전체 무관세 물량은 기존 3382만 톤에서 1835만 톤으로 약 46% 줄었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주요 철강 수출국들은 제한된 물량을 놓고 치열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특히 한국은 '한-EU' 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라는 지위를 바탕으로, 한국산 철강에 대해 FTA 파트너로서의 정당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협상 전 과정에서 적극 제기했다. 특히 한국산 철강은 단순한 수입품이 아니라 EU 자동차·가전 등 제조업의 안정적 공급망과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고용을 뒷받침하는 핵심 소재라는 점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6월 한-EU 정상회담 개최는 협상 막판의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정상회담에서 철강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고, 이를 계기로 협상에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졌다.
정부가 정상급·고위급·실무급 채널을 총동원해 EU 측과 협의를 이어간 결과,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와 경쟁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한국 전용 쿼터로 총 207.3만 톤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한국 국가쿼터 258.1만 톤 대비 약 19.7% 감소한 수준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EU 전체 무관세 물량이 약 46% 축소되는 상황에서도, 협상을 통해 한국산 철강의 EU 시장 접근 기반을 최대한 방어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추가 쿼터를 활용 가능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신철강 조치에서 쿼터는 품목별 EU 시장점유율과 FTA 체결 여부 등을 고려해 국가별 전용쿼터와 공용쿼터로 구분된다. 그리고 전용쿼터와 공용쿼터 중에는 모두 FTA 체결국에 별도로 배정되거나 FTA 체결국 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FTA 체결국인 한국은 양쪽 쿼터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
즉 한국이 다른 국가와 경쟁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용 국가쿼터는 총 207.3만 톤이며, 국가 간 경쟁을 통해 추가 활용 가능한 공용쿼터는 총 147.5만 톤이다. 147.5만톤은 국가들 간 선착순으로 활용 가능한 것이므로, 우리 기업들이 일정 쿼터를 확보한다고 볼 때 이를 모두 합산할 경우 우리 철강업계가 무관세로 활용할 수 있는 총 가용 쿼터는 207.3톤에서 많게는 354.8만 톤 규모까지 늘어날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 전용 국가쿼터의 안정적 활용은 물론, 공용쿼터에 대해서도 우리 업계가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주요국의 수입규제 강화 흐름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해외시장 접근과 경쟁력 유지를 위해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필요한 통상 대응을 선제적으로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