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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덕연이 친구' 만나다…잘 키운 아이돌 하나, 고향 먹여 살린다[페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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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섭의 페이스메이커, 러닝의 모든 것

사람들은 왜 달릴까요? 러닝은 단순한 운동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도전이고, 누군가에게는 치유이며, 누군가에게는 삶의 방식입니다. 기자가 직접 달리고, 만나고, 묻습니다. '페이스메이커'는 러너들의 삶과 문화, 그리고 달리기 너머의 이야기를 담는 '러너리즘(Runnerism)'을 지향합니다.

[리센느에 빠진 러닝 기자…'사심 가득' 거제 탐방기③]

▶ 글 싣는 순서
①리센느에 빠진 러닝 기자…거제 언덕 12㎞ 뛰었다 '메이를 위해'
②리센느에 빠진 러닝 기자…거제 7.8㎞ 달리기 '7월 8일 컴백 기념'
③거제 '덕연이 친구' 만나다…잘 키운 아이돌 하나, 고향 먹여 살린다
(끝)

"저도 좀 쉬어야 할 것 아인교~"

지난 6월 말 경남 거제 덕포 해수욕장의 한 분식집. '덕연이 친구'로 예상치 못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최재례 사장님이 웃으며 꺼낸 한마디입니다.

덕포 해수욕장에서 분식집을 운영 중인 최재례 사장님. 이우섭 기자덕포 해수욕장에서 분식집을 운영 중인 최재례 사장님. 이우섭 기자
"며칠 전에는 방송국에서도 다녀갔어요."

도대체 '덕연이'는 누구이고, '덕연이 친구'가 운영 중인 분식집은 왜 갑자기 전국 팬들의 인기를 끌고 있을까요? '페이스메이커'가 직접 최 사장님의 가게에 방문해 봤습니다.

리센느 발자취를 따라서

리센느가 다녀간 곳을 그대로 따라갔다. 이우섭 기자·'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유튜브 캡처리센느가 다녀간 곳을 그대로 따라갔다. 이우섭 기자·'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유튜브 캡처
최근 이우섭 기자의 일상에 '리센느(RESCENE)'가 스며들었습니다. '사심 가득 거제 출장'을 기획한 이유입니다.

기자의 알고리즘에는 어느새 리센느가 자리 잡았습니다. 설렘 가득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중입니다. 회사와 집을 반복하는 일상에서, 틈만 나면 멤버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를 보고 힘을 얻습니다.

원이, 리브, 미나미, 메이, 제나로 구성된 리센느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그룹 중 하나입니다. K팝 가수로서 실력은 물론이고, 멤버들이 각양각색 매력을 뽐내며 트렌드를 이끄는 중입니다.

시작은 일본 치바현 출신 미나미의 "거제 야호"였습니다. 갸루 분장을 한 채 외친 짧은 한마디의 파급력은 엄청났습니다. (미나미는 최근 갸루 캐릭터를 중단하고, '진짜 미나미'를 보여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반짝인기가 아니었습니다. 거제 출신 원이, 경주 출신 제나는 맛깔나는 사투리 콘텐츠로 연이어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근에는 수원 출신 리브와 고양 출신 메이, 이른바 '수도권즈'의 활약이 심상찮습니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다소 늦게 채널에 등장했지만, 두 멤버는 화려한 '만담쇼'로 팬들의 배꼽을 잡게 하고 있습니다.

리센느 팬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곧장 거제로 향했습니다.

'덕연이 친구' 분식집…사장님 "원이 덕분에 손님 늘어"

영상 속 최재례 사장님과 리센느 멤버 원이.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캡처영상 속 최재례 사장님과 리센느 멤버 원이.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캡처
덕포 해수욕장은 리센느 팬들에게 아주 친밀한 장소입니다. 원이와 미나미가 해변을 걸으며 여행했던 곳이기 때문입니다.

기자도 똑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그러던 중 익숙한 분식집에 멈춰 섰습니다.

영상 속 원이와 최재례 사장님의 대화
원이 : "이모, 저 덕연이 딸인데요."
최 사장님 : "아이고 많이 컸네~"
원이 : "거제에 왔다고 엄마가 말했어요?"
최 사장님 : "통닭 한 마리 튀기고 있다. 한 마리 먹고 가."

최 사장님의 푸근한 인심은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덕분에 가게는 덕포 해수욕장을 찾는 팬들의 필수 코스로 거듭났습니다. 이날도 평일이었지만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젊은 손님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최 사장님 가게에 붙어 있는 브레이크 타임 안내문. 이우섭 기자최 사장님 가게에 붙어 있는 브레이크 타임 안내문. 이우섭 기자
최 사장님은 '페이스메이커'와 인터뷰를 통해 이전과 바뀐 일상을 들려줬습니다.

"원이가 와가지고 아주 큰 힘이 되고 있고, 손님이 엄청 많이 늘었어요. 평소에는 없던 브레이크 타임까지 생겼어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입니다. 저도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손님이 많이 늘었어요."

화제의 이름인 '덕연이'(원이의 어머니)와는 어떤 관계일까요?

"친동생처럼 잘 지내고 있는 사이입니다. 원이 엄마랑 저랑 친해요. 원이가 '덕연이 딸'이라고 하길래 알았어요."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단연 '후라이드 치킨'. 기존에는 치킨 외에 다양한 메뉴를 냈지만, 현재는 주문이 한 쪽으로만 쏠려 메뉴 재편성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은 당연히 후라이드 치킨이 제일 잘 나가요. 그다음에는 제육볶음. 돈가스도 추천합니다. 대신 비빔밥은 뒤처지는 메뉴가 됐어요. 여름이다 보니, 나물 같은 것들은 볶아두면 버리기가 쉬워요. 비빔밥은 이제 메뉴에서 없앨 생각입니다."

최재례 사장님 가게 대표 메뉴가 된 후라이드 치킨. 이우섭 기자최재례 사장님 가게 대표 메뉴가 된 후라이드 치킨. 이우섭 기자
평생 덕포 해수욕장을 지켜본 최 사장님에게 현재의 풍경은 낯섭니다. '리센느 효과'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던 장소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까지 전국의 관광객이 오지는 않았어요. 원이가 한번 찾아오니까, 덕포 해수욕장에 전국적으로 관광객들이 오시는 것 같아요. 저희 가게에도 서울, 강원도 등 각지에서 손님이 오셨어요. 손님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실제로 이곳에서 식사를 마친 한 청년은 '페이스메이커'와 인터뷰에서 "원이 덕분에 난생처음 거제에 와봤어요. 평소 아예 관심 없던 지역이었는데, 리센느 팬이 되면서 여행까지 오게 됐어요"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거제가 이 정도로 아름다운 장소인지는 안 와봤으면 몰랐을 겁니다. 주변에 여행지로 추천하고 있습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덕연이 이모 친구' 최 사장님은 손님들에게 사진 요청까지 받는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기자도 함께 사진을 찍자고 부탁드리자, 최 사장님은 '갸루 피스' 포즈를 취해야 한다며 선뜻 손가락 두 개를 카메라 쪽으로 쭉 내밀었습니다.

잘 키운 아이돌 하나, 도시를 먹여 살린다

고향 지자체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리센느 국내 멤버들. 왼쪽부터 원이(거제), 리브(수원), 제나(경주), 메이(고양). 각 지자체 제공고향 지자체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리센느 국내 멤버들. 왼쪽부터 원이(거제), 리브(수원), 제나(경주), 메이(고양). 각 지자체 제공
영향력은 팬덤을 넘어 지역으로도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리센느의 노래 가사처럼, 한 번도 빛난 적 없었던 미지의 향으로 온 세상을 물들이는 중입니다.  

일본 출신 미나미를 제외한 모든 한국 멤버의 고향에서 리센느를 홍보대사로 발탁했습니다. 우선 거제시가 가장 먼저 리센느를 불렀습니다.

이어 리브의 고향인 수원시도 리센느에게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함께할 홍보대사 역할을 맡겼습니다. 제나의 고향 경주시, 메이의 고향 고양시도 리센느를 홍보대사로 내세워 지역 알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잘 키운 아이돌 하나, 도시를 먹여 살린다.'

짧은 유튜브 영상 속 웃음은 화면 안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팬들은 영상을 따라 거제를 찾았고, 동네 분식집은 전국에서 손님이 오는 가게가 됐습니다. '리센느 효과'는 단순 화제성을 넘어 지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기자 역시 팬심으로 시작한 출장이었지만,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거제가 왜 다시 찾고 싶은 도시가 됐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평범한 동네였던 거제는, 이제 리센느 덕분에 화제의 여행지로 거듭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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