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 수영구의회 의원들이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선출 과정에 반발하고 있다. 부산 수영구의회 제공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부산 기초의회 곳곳에서 원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다수당의 의장단 독식 논란 속에 일부 의회는 선출을 강행했고 일부는 개원식을 취소하면서 민생은 뒷전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2일 부산 16개 기초의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개원식을 열 예정이었던 의회 가운데 강서구와 북구, 수영구, 남구의회가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파행을 빚었다. 서구의회는 개원식은 열었지만 민주당 의원 참여 없이 의장단 구성이 마무리됐다.
서구의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임시회에서 의장단 구성을 놓고 여야 간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다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국민의힘 5석, 더불어민주당 2석인 서구의회는 지난달 16일부터 의장단 구성을 놓고 협의를 이어왔지만 불발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5개 직위 가운데 1석이라도 배분하고 전반기에는 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의회를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회 2석, 윤리특별위원장 등을 모두 맡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투표로 결정하자"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임시회 집회 절차와 새 의장 자질 등을 문제 삼으며 "말이 되느냐"고 재차 항의했고 결국 퇴장하는 등 대치가 격화했다. 결국 본회의장에는 국민의힘 의원들만 남아 의장단을 선출했다.
부산 서구의회 하명희 의원은 "의장단을 모두 독식한 사례는 부산에서 서구뿐이다. 지역 국회의원이 의장단 구성을 사실상 미리 정해놨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협치를 위해 함께 논의하는 자리조차 거부하는 건 가장 큰 문제"라고 반발했다.
원구성을 둘러싼 갈등은 다른 기초의회에서도 이어졌다.
수영구의회에서도 여야가 5대 4인 상황에서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겠다는 입장을 보이자 결국 개원식을 열지 못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이 단 한 석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의장직은 물론 상임위원장직까지 모두 독점하려는 것은 지방의회 운영의 오랜 관례와 협치 정신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은색 상복을 맞춰 입고 '수영구의회 민주주의 사망'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의사봉. 기사 내용과 무관함. 윤창원 기자강서구의회도 여야가 4대 4 동수인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맡고 민주당에는 부의장직만 제안하면서 원구성에 실패했다.
7대 7 구도인 북구의회 역시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의장단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개원을 미뤘다. 특히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입당한 지 하루밖에 안 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을 의장 후보로 내세운 점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성명 발표를 예고하는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민주당이 다수당인 기장군의회에서는 여야 간 별다른 협의 없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민주당 의원들이 독식했고 윤리위원장만 국민의힘 의원이 차지했다. 다만 국민의힘 소속 군의원들은 별다른 반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기초의회에서도 다음주 초까지 원구성을 마칠 예정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원구성 갈등으로 일부 기초의회가 개원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을 놓고 전문가 사이에서는 기초의회가 민생보다 자리다툼에 매몰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대 진시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는 "기초의회가 민생 현안에 대한 논의를 제쳐두고 세력 대 세력의 대결 구도로만 흘러가고 있다"며 "기초의회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에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장단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관련 조례안 심의와 의결도 제때 이뤄질 수 없고 결국 피해는 주권자인 주민들에게 돌아간다"면서 "다수를 앞세워 의장단을 독식할 게 아니라 충분히 대화하고 협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