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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장애인 학대, 행정처분 달라지나…"재수사 무관, 자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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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분 바꿀 일 없다"던 세종시…조상호 시장 "시 차원 확인 필요"

세종의 한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학대 의혹으로 전치 12주 판정을 받은 피해자 A씨의 환부. 피해자 가족 측 제공세종의 한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학대 의혹으로 전치 12주 판정을 받은 피해자 A씨의 환부. 피해자 가족 측 제공
세종 장애인 거주 시설 학대를 집중 조명한 대전CBS의 연속 보도 이후, 세종시의 행정 처분이 달라질 조짐을 보인다.

경찰 재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처분을 바꿀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던 이전과 달리 조상호 세종시장이 세종시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사실 확인에 나설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조상호 시장은 2일 "재수사 결과에 별다른 변동 사항이 없다고 하더라도, 세종시가 추가로 사실 확인이랄까, 시가 할 수 있는 걸 한 번 더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전 들었던 시청의 설명을 인용하며 "재수사 결과에 따라 처분 수위를 결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수사와 무관하게 세종시가 독자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조 시장은 "시 정부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시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 인권 등 기본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있는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조상호 세종시장. 고형석 기자조상호 세종시장. 고형석 기자
세종시는 지난 2월 6일 이 시설에 장애인복지법 제62조 제1항제4호에 따른 개선명령 처분을 내렸다.

대전CBS가 확보한 행정처분명령서를 보면,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란에는 '시설 내 장애인 학대 행위 발생'이라고만 적었고, 학대 행위자는 '미상(경찰 수사 결과 증거 불충분으로 내사 종결)'으로 명시했다. 가해자가 누구인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설 전체에 책임을 묻는 처분이 내려진 셈이다.

세종시는 피해자의 상해 정도와 시설의 안전관리 미흡, 옹호기관의 학대 판정, 법률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대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행위자 개인을 처벌하는 형사 처분과 달리, 행정처분은 시설 운영자에게 관리·감독 책임을 묻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당시 재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기존 처분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조직적·고의적 학대로 확인되는 극히 예외적일 때만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이에 대전CBS는 행정법의 일반적인 원리와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세종시의 '처분 불변' 입장이 법적으로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대전CBS가 확보한 행정처분 명령서.대전CBS가 확보한 행정처분 명령서.
현재 세종경찰청 강력마약범죄수사대는 피해자와 같은 생활실을 쓰던 목격 장애인이 반복 지목한 시설 직원을 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입건하는 방향으로 재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첫 수사에서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배척했던 목격자 진술이, 진술 조력인과 신뢰 관계인을 참여시키는 등 적법한 장애인 조사 절차를 갖춘 재조사에서 핵심 증거로 받아들여진 데 따른 것이다.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기보다, 같은 목격자의 진술이라도 장애인 조사 절차를 적법하게 갖추느냐에 따라 수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50일 넘게 세종시청 앞에서 점심 피켓 시위를 이어오며 "시설을 즉각 폐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단체가 요구하는 시설 폐쇄는 장애인복지법 시행 규칙상 가장 무거운 3차 위반 처분에 해당한다.

문경희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발생한 중대한 학대 사건을 개선명령으로 처리하는 것은 피해자의 고통을 축소하는 결정"이라며 "이번 사건은 시설 폐쇄와 탈시설 전환을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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