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와 삼전닉스가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전북 지역에서 '소외론'이 피어오르고 있다. 명청 갈등에 이어 '적통' 논쟁으로 수세에 몰린 친청계가 이 같은 '소외론'의 틈을 파고들며 돌파구를 모색중이지만, 당원 '갈라치기'라는 또 다른 비판에 직면했다.
전북서 띄운 '개발 소외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2일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했고, 그 전날에는 전북 전주에서 열린 이원택 전북지사 취임식을 찾아 '전북 소외론'을 입에 올렸다.
정 전 대표는 "오늘 군산 대야시장과 전주 중앙시장에 가서 인사드렸더니 '전남광주만 많이 투자하고, 우리 전북은 어쩌면 좋으냐'고 걱정하더라"며 "(전북 도민들이) 소외감,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친청계로 꼽히는 이 지사는 지난 30일 민선 9기 인수위원회 최종보고회에서 정부∙기업의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 구상을 두고 "삼중 소외를 겪고 있는 전북으로서는 우려와 걱정, 실망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정 전 대표의 이날 '전북 소외론'이 이 지사의 '삼중 소외론'과 닿아있는 셈이다.
이 같은 소외론 주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중인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어깃장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이 지사의 반응은 같은 당 전재수 부산시장의 반응과 비교된다.
전 시장은 1일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영남 소외론'이나 '정쟁용 프로젝트' 같은 비판에 대해 "국가 성장 전략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별 성장 거점을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와, 우리는 없노"라는 식의 지역 간 경쟁적 불만은 국가 전체의 안정적 성장 모델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정치권이 기업을 응원하고 기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역시 전북이나 영남에서 흘러나오는 홀대론에 대해 이날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단체장들이 주민들로부터 '왜 우리 동네는 안 되는 거야'라는 지적받아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해도 그걸 분열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지율 역전 발판? 당내서도 회의적
연합뉴스여권에서는 친청계가 전북의 홀대 정서를 파고들며 지지율 역전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전 대표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 밀린 상황이다.
리서치뷰가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김민석 전 국무총리 40.3%, 정 전 대표 28.7%, 송영길 의원 14%, 김용민 의원 3.8% 순으로 나타났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자동응답 전화 조사(무선 100%)로 실시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런 정 전 대표 행보가 전당대회 결과에 미칠 영향을 두고 당내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전북에서 충남으로 편입된 금산 출신인 정 전 대표에게 전북이 큰 지지 기반이었지만, 최근 전북지사 공천 잡음과 당∙청 갈등을 거치며 지역 내 '반청' 정서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호남권 초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전북 지지율 하락세를) 복원하기 위해 호남을 갈라치는 것 아니냐"며 "전북이 가진 소외감을 이용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하는 일을 앞으로도 도와주지 않겠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준 거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