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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여름 특가' 가격표에 '이모티콘'만…"표시 의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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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검색하니 가격은 모두 '변동'…답답해"
체육시설 가격표시 대상에 포털은 없어
강남·용산·마포 헬스장 70곳 검색해보니
약 70%가 가격표 공개 않거나 '특가'만 공개
"온라인 가격 검색 가능해야 소비자 알 권리 확보"

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이미지
"찾다 보니까 답답하더라고요. 헬스장 가격표시는 의무라고 들었는데, 포털에 검색해 보면 다 '변동'이라고만 돼 있어요"

서울 노원구에 사는 최모(29)씨는 여름을 맞아 보디프로필을 목표로 헬스장 등록을 결심했다. 가격과 시설 등을 비교해 보고 찾아가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포털 사이트에 인근 헬스장을 검색했다.

'여름시즌 할인', '여름 특가 혜택' 등 여름 맞이 할인을 홍보하는 사진과 멘트가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최씨가 생각했던 기간인 3개월만 등록할 경우 정확히 가격이 얼마인지 알 수 없었다.

체육시설 가격표시제에 따라 헬스장은 서비스의 요금체계 등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가격을 비공개로 하는 헬스장이 많다. 제도 취지에 맞게 온라인에서도 가격을 숨기지 말고 공개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가격 알려면 방문해야"…70%가 온라인서 가격 '변동'

마포구에 사는 이모(26)씨도 "회사에 다니면서 건강관리를 하려고 헬스장을 알아봤는데 도무지 가격을 알 수가 없었다"며 "대부분 포털 사이트로 찾아보지 않나. 그런데 가격을 알려면 전화나 문의를 남기라고 하고, 문의를 남기면 전화가 와 프로그램 홍보까지 해서 거부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헬스장 등록에 앞서 가격 등 정보를 얻기 위해 포털 사이트 검색을 대부분 활용하는데, 포털 상에는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화나 방문을 통해 가격을 알 수 있긴 하지만 등록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불편하다는 주장도 있다.

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일부 헬스장들의 가격 정보. 포털 화면 캡처포털 사이트에 등록된 일부 헬스장들의 가격 정보. 포털 화면 캡처
실제로 강남구, 마포구, 용산구, 노원구에 위치한 70개 헬스장의 포털 사이트 가격표를 확인한 결과, 약 70%인 48곳이 가격을 표시해 놓지 않았다. 개월별 이용권의 가격을 게시해 놓은 곳은 22군데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강남역 인근 헬스장'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서 나온 20곳의 가격표를 확인한 결과, 20개 헬스장 가운데 13곳이 가격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였다. 홍대입구역 인근 헬스장의 경우 20곳 중 15곳, 용산역은 10곳 중 6곳, 노원역은 20곳 중 14곳이 가격을 표시해 놓지 않았다.

대신 이들 헬스장의 가격표엔 이모티콘과 '변동'이란 글자만 가득했다. '(요가 이모티콘) 프라이빗 개별 스트레칭 존 - 변동, (자동차 이모티콘) 2시간 자주식 주차 무료 - 변동, (네잎클로버 이모티콘) 3개월 바디프로필 PT 패키지 - 변동'. 이모티콘과 헬스장의 홍보 문구를 적어놓고 금액 자리엔 '변동'이라고 쓰여 있다.

일부 헬스장은 홈페이지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숫자가 적힌 가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대부분이 '월 4만 원대', '10% 할인가', '이벤트가' 등 할인 행사 기준으로만 게시한 상태다.

온라인 검색으로 헬스장 가격을 찾지 못한 최씨는 결국 직접 헬스장을 방문했다. 최소 두 군데는 들러 가격을 비교하려고 했지만 처음 들어간 헬스장에서 6개월에 PT까지 등록하고 나왔다. 그는 "가격만 알고 싶었는데 상담을 받다보니 등록을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제대로 가격 비교도 못하고 결제한 것 같아 기분이 찝찝하다"고 말했다.

가격표시제 이행률 95%라는데…포털은 의무 아냐

가격표시제는 표시광고법 하위규정인 '중요한 표시·광고사항 고시'(중요정보고시)에 따라 헬스장, 수영장, 종합체육시설 사업자가 서비스 내용과 요금체계, 환불 기준 등을 사업장 게시물과 등록신청서에 모두 표시해야 한다는 제도다. 헬스장 가격표시제는 2022년부터 시행됐으며 공정거래위원회는 그해부터 매년 체육시설업장을 대상으로 가격표시제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공정위는 2025년 체육시설업 가격 등 표시의무 점검 결과 헬스장의 이행률은 95.4%라고 발표했다. 가격을 표시하고 있다는 헬스장이 대부분인데도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가격을 찾지 못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유는 가격표시 의무 대상에 포털 사이트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헬스장 사업자들이 법적인 허점을 이용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온라인에서도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가격표시제는 소비자한테 가격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온라인상으로도 가격 검색이 가능해야 소비자의 알 권리가 충분히 확보되는 것"이라며 "직접 방문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가격을 찾아보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온라인 상으로 기본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검색을 통해서도 기본적인 가격은 나오도록 해야 하는데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헬스장이 방문을 유도하는 것보다 온라인에도 가격을 공개하고, 공정위도 온라인에서 가격을 표시하도록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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