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세상을 떠난 성우 강희선. 연합뉴스서울과 부산 지하철 안내 방송을 맡은 익숙한 목소리로,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봉미선 역으로 사랑받은 성우 강희선이 영면에 들었다.
지난 4일 오전 2시 10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오늘(6일) 오전 고인의 발인이 엄수됐다.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그는 2024년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대장암 투병 중이고 간으로까지 전이됐다고 고백했다.
1960년생인 고인은 1979년 TBC 공채 성우로 데뷔한 후 1986년 프리랜서로 전향했으며, 언론통폐합 후 KBS 15기 성우로 활동했다. '짱구는 못말려' 봉미선과 맹구 역, '블루워터의 비밀' 나디아 역, '올림포스 가디언' 헤라 역, '삼국지' 초선 역, '성춘향뎐' 성춘향 역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큰 인기를 끌었던 외화 '원초적 본능'에서 샤론 스톤 배역 캐서린 트라멜 역을 맡았으며, 줄리아 로버츠 주연작 '에린 브로코비치'에서 타이틀롤 더빙을 맡았다. 2005년 KBS 성우연기대상, 2018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고인을 두고 "문화와 방송 예술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라고 밝힌 한국성우협회는 "한국성우협회 수석부이사장, KBS성우극회 극회장을 역임하며 회원 권익 신장과 협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등 성우계의 화합과 위상 제고에도 큰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애니메이션, 외화 더빙, 내레이션, 안내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46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국민과 함께 호흡했다"라며 '평생을 목소리 예술에 바친 故 강희선 성우는 뛰어난 연기력과 성실한 작품 활동으로 대한민국 성우계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라고 부연했다.
한국성우협회는 "고인이 남긴 예술혼과 성우에 대한 깊은 헌신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대한민국 성우 문화의 소중한 자산으로 길이 기릴 것이다"라고 전했다.
성우들도 고인을 잇달아 추모했다. 남도형은 "강희선 선배님, 입사 1년 차부터 따뜻하게 챙겨주시고 이끌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라며 "그 따뜻한 마음 오래도록 잊지 않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용신은 "오랜 시간 '짱구는 못말려' 안에서 제게는 늘 '짱구 어머님~~!'이셨던 선배님, 선배님과 함께 연기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 제게는 큰 축복이자 영광이었습니다. 그곳에서는 많이 웃으며 평안하게 쉬시기를 기도합니다"라고, 김선혜는 "강희선 선배님. 그곳에선 아프지 마시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생전 고인이 출연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저는 성우라는 제 직업을 너무 사랑해요' 우리들의 영원한 짱구 엄마 강희선 성우님, 성우님 덕분에 어린 시절이 행복했습니다. 좋은 목소리로 세상을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추모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