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연합뉴스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가 다음 재판을 앞두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장씨는 자필 의견서를 통해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사죄보다 수용 생활 중 자격증 취득 계획 등 자신의 앞날을 언급해 공분을 샀다. 이에 '반성 없는 태도'라는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이번 반성문 제출 역시 감형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씨는 지난 7일 광주지방법원 형사13부(재판장 이정호)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장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13일 열릴 예정이다.
장씨는 지난 5월 5일 새벽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도로에서 귀가하던 이채원(16)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이를 제지하던 A(17)군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를 상대로 한 잔혹한 범행에 지역사회의 공분이 컸던 만큼 재판 과정에서 장씨가 보인 태도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은 양형 판단의 주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장씨가 제출한 반성문 역시 재판부의 양형 심리 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장씨는 첫 공판 전 제출한 자필 의견서에서 수용 생활 중 자격증 취득 계획 등을 언급해 피해자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피해자의 삶은 16살에서 멈췄는데, 피고인은 재판을 받는 순간에도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양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6월 22일 첫 공판에서 장씨의 자필 의견서를 언급하며 "피해자의 시간은 16살에서 영원히 멈췄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겨진 가족에게는 딸이자 누나와 함께했을 평범한 내일을 모두 잃어버린 깊은 어둠만 남았다"며 "피고인은 재판을 받는 이 순간에도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유족의 절망이 얼마나 깊은지 헤아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반성문이 실제 반성의 표현인지, 감형을 위한 형식적 절차인지에 대한 논란은 반복돼 왔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피해가 중대하고 유족의 고통이 큰 사건에서는 반성문 제출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도 엄격할 수밖에 없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6월 2일 SNS를 통해 "법무부는 장윤기의 범죄는 물론 청소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악질적 범행을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하겠다"며 "재판 중 심신미약이나 거짓 반성문 따위의 변명으로 부당한 감형을 받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법조계 한 관계자는 "반성문 제출이 양형 판단의 참고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형량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며 "재판부도 범행의 중대성, 피해 회복 여부, 유족의 피해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살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