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수출 호조가 중동전쟁에 따른 대외 충격을 상쇄하면서 성장 전망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IMF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7월 세계경제 수정전망(World Economic Outlook Update)'에서 한국의 2026년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1.9%)보다 0.7%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수정 전망 대상 주요 30개국 가운데 가장 큰 상향 폭이다.
또한 IMF는 한국의 2027년 성장률 전망도 2.5%로 제시해 기존 전망보다 0.4%포인트 올렸다. 2026년과 2027년 성장률 전망 모두 발표 대상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IMF는 한국을 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한국·대만·태국·말레이시아) 가운데 하나로 언급하며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수출 확대가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경제는 2026년 1분기 계절조정 기준 연율로 환산한 성장률이 7.5%를 기록해, IMF가 4월 전망 당시 예상했던 1.8%를 크게 웃돌았다. 견조한 글로벌 반도체 수요와 AI 관련 투자 확대가 예상보다 강한 성장 흐름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반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은 다소 조정됐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해 지난 4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췄다. 반면 2027년 성장률 전망은 3.4%로 0.2%포인트 상향했다.
IMF는 세계경제가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과 AI 주도의 기술 사이클이라는 상반된 흐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선진국 그룹의 2026년 성장률 전망은 1.7%로 4월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미국은 완화적인 금융 여건과 기술 투자 확대에 힘입어 2.3% 성장 전망을 유지했다. 반면 유로존은 높은 에너지 가격 부담을 반영해 0.9%로 0.2%포인트 낮아졌고, 일본은 0.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신흥개도국 그룹의 2026년 성장률 전망은 3.8%로 4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중국은 첨단 제조업과 수출 호조를 반영해 2026년 성장률 전망이 4.6%로 0.2%포인트 상향됐다. 다만 내수 부진과 구조적 성장 둔화 요인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IMF는 2026년 세계 물가상승률을 4.7%로 전망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4월 전망보다 0.3%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IMF는 세계경제 리스크가 4월보다 균형적이지만, 아직 하방요인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IMF는 "중동정세 불확실성, 무역 분절화, 일부 국가의 정책 여력 약화 등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AI의 경우는 효율성 향상을 통해 성장에 기여할 수 있으나, 기대 반전시 소비·금융을 위축시키는 하방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또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재정 지원은 취약계층 중심의 한시적·선별적 방식으로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에너지 안보 강화와 AI 대응 역량 확충, 구조개혁 및 국제 협력 강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한국의 성장률 상향폭이 IMF가 수정전망을 발표한 주요 30개국 가운데 가장 크고, 2026년과 2027년 성장률 모두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AI를 중심으로 한 성장 모멘텀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국제기구가 확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정부는 중동 정세를 비롯한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물가 안정과 취약계층 지원, AI·녹색전환 대응,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