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정부가 '가짜 3.3' 위장고용 집중감독을 벌인 72개 사업장 가운데 60%가 넘는 44곳이 4대보험 기준으로는 5인 미만 사업장이었지만, 위장고용된 노동자를 더하면 5인 이상 사업장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짜 3.3 위장고용이 근로기준법 적용을 피하기 위한 '5인 미만 사업장 위장'과 결합돼 있다는 것이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의당 비상구 등 노동단체들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 3.3 위장고용 72개 사업장 근로감독에 대한 세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가짜 3.3'은 실제로는 근로자로 일하지만 사업소득세 3.3%를 원천징수하는 개인사업자, 이른바 '무늬만 프리랜서'로 위장 계약된 고용 형태를 가리킨다.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오민규 연구실장은 "가짜 3.3 위장은 5인 미만 위장과 일란성 쌍생아처럼 결합돼 있다"며 "제조업의 경우 4대보험 가입자 1명당 가짜 3.3 노동자가 9.91명에 달하고, 운수·창고업은 단 3곳에서 체불금품이 2억 4042만 원이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위장 양상이 뚜렷이 갈리는 만큼 업종별 맞춤형 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발표된 아이아이컴바인드(젠틀몬스터) 근로감독 결과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젠틀몬스터에서 퇴사한 디자이너 A씨는 "주 7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견뎌온 사람들이 있었다. 수년 동안 야근과 초과근무를 해왔는데 그 대가가 단 몇천 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체불임금 산정 방식의 불투명성을 지적했다. 이어 "현실과 괴리되어 적용된 재량근로제가 위법하지 않다는 감독 결과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체들은 이런 사례를 포함해 7가지 '불량 노동 행정' 사례를 폭로하고, 전국 12개 사업장에 대한 진정과 특별근로감독 청원을 제기했다.
샛별 노무사사무소 하은성 노무사는 "이번 7차 집단 공동진정에서는 재진정 사건이 절반을 넘었다"며 "국민신문고로 민원을 제기해도 민원 대상 감독관이 담당자로 배정되는 '셀프조사'가 이뤄져 실효성이 없다. 주요 민원은 상급 노동청이 감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개별 사건 폭로도 이어졌다. S재활의학과의원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밝힌 물리치료사 B씨는 "진정 제기 후 1년 3개월을 기다렸는데 성남지청은 근로관계 종료 후 연장근로수당을 청구했다는 점을 근거로 사건을 불인정했다"며 "재직 중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얼마나 되겠냐"고 말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오는 12월 8일부터 시행되는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을 언급하며 "오늘 폭로된 사례들은 몇몇 노동감독관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며 "불량 노동행정을 감독할 기구를 만들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단체들은 불량 노동행정 사례에 대한 질의서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통해 고용노동부 본부에 전달하고 서면 답변을 요구했다. 노무사모임 노동자성연구분과와 정의당 비상구는 향후 1개월간 '불량 노동행정 제보센터'를 운영해 제보를 받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