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뒤쪽은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연합뉴스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 간 요구안 격차가 690원까지 줄어들었다. 노사 간 격차가 6%대로 좁혀진 만큼, 다음 주 열리는 회의에서 막판 논의를 거쳐 최종 합의 또는 표결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세 차례에 걸쳐 수정안을 제출받았으나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앞서 6차 수정안에서 990원까지 좁혀졌던 노사 요구안 격차는 이날 7차, 8차, 9차 수정안을 거치며 더 줄어들었다.
노동자위원 측은 7차 1만 1350원, 8차 1만 1250원에 이어 9차 수정안으로 전년 대비 8.7% 인상된 1만 1220원을 제시했다. 사용자위원 측은 7차 1만 490원, 8차 1만 520원을 거쳐 9차 수정안으로 전년 대비 2.0% 오른 1만 530원을 제출했다. 9차 수정안을 기준으로 노사 간 격차는 직전 8차의 730원에서 40원 더 줄어든 690원이다.
이날 심의 과정에서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이기재, 금지선 사용자위원이 9차 수정안 제출 요구에 반발해 회의장을 퇴장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들은 취재진에게 "2% 이상 인상은 어렵다고 본다"며 "9차 수정안을 제출하면 2%를 넘는 인상안에 동의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회의장을 나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노동계는 생계비와 내수 회복을 근거로 인상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류기섭 사무총장은 "격차 990원까지 좁혀진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현 경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미선 부위원장은 "기계적 산식으로 결정되는 최저임금안에는 결사반대한다"며 "2027년 최저임금은 실제 가구 생계비, 체감 생활물가, 실질임금 보장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영계는 현장의 지불능력 한계와 최저임금 영향권 확대를 이유로 인상 속도 조절을 요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총괄전무는 "동결해도 직접 영향 근로자 270만 명, 간접 영향까지 감안하면 임금근로자의 25%가 영향권에 속할 것"이라며 "최저임금 이하 근로자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 중 두 번째로 높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양옥석 인력정책본부장은 "법정 시한을 넘겼다고 해서 현장 지불능력을 초과하는 최저임금이 결정돼서는 안 된다"며 물가상승률만큼의 기계적 인상은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익위원들은 이날 별도의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지 않고 노사 간 자율 합의를 유도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노사 간 격차가 690원까지 줄어든 상황을 고려해 한 차례 더 합의를 시도할 시간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임위는 오는 14일 오후 3시 제14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다음 회의에서는 막판 합의를 시도하거나 표결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정해 상하한선을 제시한 뒤, 해당 범위 내에서 논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