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RBW 사옥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연 가수 권은비. RBW 제공그룹 아이즈원(IZ*ONE) 시절에는 큰 무대에 설 일이 꽤 있었다. 대표적인 여름 페스티벌로 자리 잡은 '워터밤'은 '솔로' 권은비에게는 처음으로 섭외가 온 "큰 규모의 행사"였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주어진 30분을 혼자서 다 채울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다. 기회가 왔고, 권은비는 놓치지 않았다. 2023년 처음 출연한 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워터밤 출연진으로 이름을 올리며 자타공인 '워터밤 여신'으로 불렸다.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나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었다. 권은비의 인지도와 존재감을 높이는 데 최근 3년 간의 '워터밤'이 역할을 톡톡히 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거기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음악적으로 좀 더 저를 많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는 권은비는 "가수이기 때문에 앨범이 잘됐으면 좋겠다. 그게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8월의 마지막 날 오후, 서울 광진구 RBW 사옥에서 가수 권은비의 컴백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전작 '헬로 스트레인저'(Hello Stranger)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내는 신곡 '데자부'(DEJAVU)는 오늘(3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긴 공백기를 보낸 후 컴백이자, 새로운 소속사 RBW로 오고 나서 처음으로 내는 신곡이기에 떨리기도, 설레기도 했다는 권은비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렬하고 화려한 음악이나 퍼포먼스"를 주로 했던 과거와 달리 "에너지 있고 털털한 사람"인 본인의 매력을 잘 녹이려고 했기 때문이다.
권은비는 1년 5개월 만에 신곡 '데자부'로 컴백한다. RBW 제공바라던 대로 자기만의 자연스러운 매력이 신곡에 잘 담겼는지 묻자, 권은비는 "네!"라며 웃었다. 이어 "일단 밝은 무드도 잘 어울리기도 하고, 이 앨범 준비하면서 비주얼 콘셉트 포토도 그렇고 머리색도 그렇고 댄서들과의 합이라든가, 댄서들 의상까지 참여를 많이 해서 (더) 저다운 것도 있다"라며 "에너지 있는 사람"인 본래의 모습을 "조금 더 보여줄" 거라고 밝혔다.
산뜻하고 감각적인 디스코 팝 트랙 '데자부'는 리드미컬한 베이스와 경쾌한 기타 사운드 위를 유영하는 권은비의 보컬이 설렘을 만들어내는 곡이다. 타이틀곡을 정하기 위해 "한 몇백 곡"을 받았다고 권은비는 귀띔했다.
권은비는 "진짜 곡을 많이 받았고 저도 따로 개인적으로 수급해가지고 그 안에서 고른 타이틀인데, 회사도 긍정적으로 들어주셔서 이 곡이 됐다"라고 말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감이 왔다. '아, 이거 무조건 내가 해야 한다!' 싶었다는 그는 "들으면 들을수록 더 좋아지는 느낌"이라고 기억했다.
무척 마음에 드는 곡이었기에 회사를 설득해야 했다. 처음에는 가능할까 싶었다는 권은비는 "(결국 회사가) 설득이 돼서, (이번엔) 나를 믿고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타협해야 하는 것들이 많지 않나. 제작비라든가, 활동하면서 쓰는 비용이라든가. 피지컬(실물 음반) 내면 쉽게 '곡은 이거로 할래요' 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까 그 이유(이 노래여야만 하는)에 관해 계속 생각한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권은비는 이번 활동을 위해 머리를 진한 오렌지색으로 물들였다. RBW 제공'데자부'에 끌린 이유는 무엇일까. 권은비는 "처음 들었을 때도 너무 좋았지만 계속 들어도 편안한 그런 곡인 거 같다. 항상 고음이 많았다, 제 노래에. 근데 고음이 거의 없는 노래가 처음일 거 같다. 고음이 없더라도 3분 동안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노래가 아닐까 싶다"라고 답했다.
퍼포먼스적으로도 이전과는 다르다. 권은비는 "누가 (저를) 들었다가 내려주고, 소품을 활용한다든가 되게 이런 묘기 같은, 되게 신선한 안무가 많았다면 이번엔 그런 걸 다 덜어냈다"라고 소개했다. 본연의 '춤 선'을 드러낸다는 차이가 있다. "이 정도로 이지(easy, 쉬운)한 안무는 저도 처음"이라는 그는 "이렇게 덜어내도 재밌구나 하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디스코 팝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이유로, 권은비는 "제가 했을 때 재밌고 만족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대중이 원하는 장르, 이미지, 음악도 있겠지만 많은 경험치를 통해서 내가 하고 싶었던 걸 해 보자는 게 컸던 거 같다.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앨범이 그렇게 많지 않다 보니까 만족하는 앨범을 내 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기존 앨범의 만족도가 부족했던 게 장르 문제인지 묻자, 권은비는 "맞다. 장르적인 부분이 비슷하다 보니까 새로운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리고 한정적이지 않았나. '되게 의왼데?' '(이런 거) 안 할 거 같았는데?' 이런 의견이 있다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권은비는 새 타이틀곡 '데자부'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RBW 제공대중이 흔히 떠올리는 스타일이나, 기대하는 바와는 조금 다른 곡을 가지고 온 권은비. 그는 "제가 원하는 그림, 요런 것도 대중들이 좋아할까 고민했다. 제가 이 노래를 너무 원했고 하고 싶었고 이런 무드를 너무 보여드리고 싶어서 만드는 데 굉장히 만족하며 작업한 앨범이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것'을 앨범에 넣을 계획이다. 권은비는 "대중이 좋아하는 것도 고민하고 타협하겠지만, 무대를 했을 때 제가 행복해야 한다. 그걸 사랑해 주면 너무나 좋은 거고. 대중이 좋아하니까 이걸 해야지, 이런 생각으로 앨범을 만든 적은 크게 없었다"라며 "새로운 챕터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걸 좀 더 사랑받을 수 있게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신곡 콘셉트에 맞춰 머리색도 진한 오렌지빛으로 물들였다. 권은비는 "눈빛이 싸가지없어 보인다는 쇼츠(짧은 영상)가 하나 있다. 눈빛만 보고, 이미지만 보고 (저를) 느끼시는 분들이 계시는구나 해서 좀 더 따뜻한 이미지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 비주얼도 채도 높게 웜(따뜻)한 헤어 컬러로 하려고 했다. 생각보다 (제가) 차갑고 냉소적인 사람이 전혀 아니라는 걸 조금 비치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신곡 작업에 힘을 쏟은 권은비는 올해 '워터밤'에 불참했다. '음악으로 좀 더 인정받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여겼다는 그는 "새로운 앨범 보여주고 싶었던 시기라서 출연을 고사한 거다"라며 앞으로 낼 곡들이 "히트곡"이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수 권은비. RBW 제공연달아 3년 동안 나간 워터밤을 통해 경험한 바는 분명하다. 첫해에는 '솔로로 30분 무대 하기'를 실현했다는 의의가 있다. 그러면서 "두 번째는 많은 사랑을 받았으니까 임하게 된 거 같고, 세 번째는 비슷한 세트 리스트 보여드리기 아쉬우니까 사랑받는 곡을 커버했던 것도 있고, 퍼포먼스도 되게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워터밤' 세 번째 출연 때는 "조금 더 (관객과) 소통할 힘"이 생기기도 했다.
새로 몸담을 기획사로 RBW를 택한 이유 질문에는, "뭔가 음악적으로 새로운 콘셉트를 시도할 때마다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적으로 되게 많은 이야기 나눴고, '어떤 아티스트가 되겠다' 하는 것도 진정성 있게 이야기했다. 하고 싶었던 게 많은 저라서 그런 걸 (RBW가) 충분히 서포트해주지 않을까 한다"라고 답했다.
'어떤 아티스트가 되겠다' 하는 방향성은 잡았을까. UK 개러지, 하우스, 밴드 음악 등 하고 싶은 장르가 되게 많다는 권은비는 "그런 것들을 좀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회사라는 생각이다. 되게 다채로운, 하고 싶은 게 되게 많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은 것 같다.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고 많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떠한 장르를 했을 때 되게 다 잘 어울리고 믿고 들을 수 있는 무대를 하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장점으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에너지'와 '믿고 볼 수 있는 무대'를 꼽은 권은비는 이번 신곡 음악과 영상물을 보고 '오, 되게 의외다' '되게 새롭다'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고 느낀다면 그것이 곧 목표 달성이라고 밝혔다. 수치적으로는 음원 차트 100위권 안에 드는 것이다.
"콘서트는 열 수 있으면 너무 행복한 일인 거 같아요. 이후의 목표는… 앨범이 정말 드문드문 나왔거든요. 다른 외적인 일들이 훨씬 많았는데 음악적으로 좀 더 저를 많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요." <끝>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