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전북도청 브리핑룸. 이원택 전북도지사의 첫 기자회견. 송승민 기자이원택 전북도지사가 호언장담한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특자체) 연내 출범'이 사실상 물 건너가는 모양새다. 도지사의 공언과 달리 전북도는 기초적인 행정 절차나 갈등 중재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으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새만금 발전을 이끌 첫 번째 핵심 과제로 꼽히는 특자체 출범이 도정의 의지 부족과 리더십 부재로 장기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29일 전북자치도 자치행정국 브리핑을 종합하면 전북도청 차원에서 특자체 출범을 위해 진행 중인 행정적 실무 절차는 전무하다. 가장 큰 난관인 군산시의회의 반발을 풀기 위한 대화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았으며 향후 설득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도 마련하지 못했다.
또 이날 전북도 이민숙 자치행정국장은 이원택 지사의 지시사항을 묻는 질문에 "'최대한 노력 해야 한다'는 말씀 외에 다른 지시사항은 없었다"고 답했다. 3개 시군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갈등 상황을 돌파해야 할 도정 최고 책임자의 구체적인 지시나 해결 전략이 없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5월 18일 도지사 후보 신분으로 군산·김제·부안 기초단체장 후보들과 나란히 서서 "새만금 특별자치단체연합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3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연내 출범 계획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불과 보름 만에 도청 실무진의 입을 통해 전략 공백 상태임이 확인됐다.
특자체 출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새만금 신항만 관할권을 둘러싼 군산시와 김제시의 다툼이다. 군산시의회는 지난 23일 김영일 의원이 발의한 규탄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새만금 특자체 추진을 반발하고 있다. 시의회는 도의 이번 인사를 행정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새만금 신항만 관할권 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특자체 추진은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를 구성하기 위한 각 기초자치단체. 전북도 제공
군산시의회 서동수 의장 역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제시가 2호 방조제를 가져간 상황에서 바다 구역인 신항만마저 넘어가면 지역 간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며 시의회 동의 없는 특자체 추진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사태가 이토록 꼬인 배경에는 이원택 지사의 과거 행적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민선 8기 당시 합동추진단 구성이 김제시 반발로 무산될 때 국회의원이던 이 지사는 전주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제시 입장에서는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 저도 '재검토 시간을 가져라'라고 이야기했다"며 특자체 출범을 반대하는 뜻을 보였다. 이에 특자체 구성을 위한 합동추진단은 전면 백지화됐다.
당시에는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을 '원포트'로 운영할지, '투포트'로 운영할지를 두고 군산과 김제의 지역 간 다툼이 치열했다. 결론은 군산이 요구한 원포트 방식으로 결정됐다.
군산 입장에서는 과거 김제 편을 들었던 이 지사가 도지사로 취임하자마자 추진하는 새만금 특자체에 반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새만금의 도약을 위한 첫 단추인 특자체 출범이 기약 없이 겉돌고 있지만, 전북도정의 안일한 대처 속에 속절없이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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