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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로 휠체어 타는 의원 "의사 의료사고 이력 공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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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이소희, 의료사고 피해 당사자로서 토론회 주최

故신해철·권대희씨 사례 등 언급되기도
의료범죄 확정판결 공개는 정부도 찬성
이소희 "책임있는 의료인 신뢰 지킬 것"

지난 1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인요한 전 의원의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이소희 의원이 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지난 1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인요한 전 의원의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이소희 의원이 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초선·비례)이 환자가 진료·수술을 받기 전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가수 고(故) 신해철씨 등의 선례에 비춰볼 때 국민 안전과 알 권리 차원에서 일부 확정판결 내역은 제한적으로라도 공개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의료사고 피해자이자 장애 당사자인 이 의원은 "아무것도 모른 채 수술대에 오르는 국민은 없어야 한다"며 의료계와 환자 간 극심한 정보 비대칭을 일정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소희 "나도 의료사고 피해자…최소한 '알고, 선택할 권리' 주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 의원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료사고 이력, 국민은 알아야 합니다' 토론회를 열고 "병원 광고는 검색 한 번이면 볼 수 있지만, 의료사고 관련 확정판결 이력은 환자가 확인하기 어렵다"며 "생명과 신체를 맡기는 선택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정보가 어디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의료사고 피해자"라며 "환자가 실질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정보를 알 권리와 선택권으로 돌려놓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인요한 전 의원의 비례대표직을 승계해 원내 입성한 이 의원은 당초 '휠체어 타는 변호사'로 세간에 알려졌다. 토론회를 앞두고 올린 페이스북 글에선 15세 당시 척추측만증 수술을 받다가 의료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게 된 사연도 공유했다.
 
이 의원은 "수술을 마친 후 저희 가족은 '수술 의사가 한 달 전에도 의료사고를 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며 "당시 가족은 그 사실을 알 방법이 없었고, 그저 의사를 믿고 제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그때부터 환자가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수술 전 알아야 할 최소한의 정보는 뭘까'를 고민하게 됐다는 얘기다.
 
다만, 이 의원은 이날 "이 제도는 모든 의사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장치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진료도 상호 신뢰에 기반을 둔 '계약'임을 감안해, 좀 더 공정한 계약이 되도록 '알고, 선택할 기회'를 주자는 설명이다. 또한 "객관적인 공개 기준과 제한된 공개 범위·기간, 의료인 권리 보호장치를 함께 설계해 환자 안전과 책임 있게 진료하는 의료인의 신뢰를 동시에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환자 보호' 공감대 속 "초가삼간 태울라" 우려도

윤창원 기자윤창원 기자
발제를 맡은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성민 교수는 의료진이 성형수술을 받던 환자 출혈을 방치해 숨지게 한 2016년 고(故) 권대희씨 사건 등을 들어 "현행 제도 하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 환자가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필수의료 기피' 완화에 초점을 맞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내년 5월 시행되면 의료사고 관련 형사책임 감면에 따라 해당 환자·가족의 재판절차진술권과 평등권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개정안은 필수의료 행위 중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발생해도 책임보험 가입, 의료사고 설명의무 이행, 손해배상액 지급 등의 요건을 충족하고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기소를 제한하는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박 교수는 법안 시행 이후 의료인의 통상적인 주의의무 위반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환자 권리 보호 측면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과실 또는 사고에 대한 책임은 형사처벌 외 '정보 공개'로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다. 변호사와 회계사·세무사 등 다른 전문직이 징계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도 짚으면서 "의료인의 기본권 침해는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가령 공개 대상 정보로는 △업무상 과실치사·과실치상죄 형사처벌 확정판결 △마취상태 환자에 대한 의도적 성범죄 형사처벌 확정 판결 △의료과실에 의한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확정판결 △수술·수혈·전신마취를 무면허자에게 시행케 하거나 의료인이 면허범위를 벗어나 시행한 경우 등을 예로 꼽았다. 정보 제공기간도 실형 선고 후 10년 또는 5년, 집행유예 선고는 5년 또는 2년 등으로 차등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환자가 의료인과 의료기관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장치"라며 환영한 반면, 한국의료윤리학회 어은경 교육이사는 "의료사고와 민·형사 판결을 별도의 전문직 심사 없이 곧바로 의사 개인의 공개이력으로 전환하면 고위험 진료 회피와 필수의료 이탈, 환자안전 보고 위축 등 새로운 위험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안을 향한 의료계의 반감을 반영하듯 이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자 등은 모두 불참했다. 이 의원은 "수차례 문을 두드렸는데 못내 아쉽다"면서도, 향후 입법 방향을 신중히 검토해 발의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정부 측으로 참여한 보건복지부 신현두 의료기관정책과장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진료 과정에서의 성범죄나 고의적 의료범죄(확정판결)에 대해선 공개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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