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마련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수사 관련 모든 행위의 주체에서 검사를 배제한 것이다.
경찰의 긴급체포에 대한 검사의 승인 권한과 현행 구속기간 규정은 유지됐다. 다만 보완수사 요구가 필요하면 검사가 구속기간을 열흘 연장할 수 있다고 해 사실상 경찰의 구속기간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수사 관련 조항의 주체에서 '검사'를 삭제했다.
우선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역할이 새롭게 규정됐다. 수사는 사법경찰관이 전담하고, 검사는 공소제기와 공소유지만을 책임진다고 한 것이다. 검사는 사법경찰관의 수사에 관해 요청이 있으면 법률적 판단을 제공하는 주체로 명시됐다.
이에 따라 검사의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196조는 삭제됐다. 구속과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 주체도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에서 '사법경찰관리'로 압축했다.
헌법에서 규정한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유지됐다. 다만 검사의 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직접 청구하진 못하고 경찰의 신청에 의해서만 청구하도록 했다.
구속기간의 경우 당초 발의된 법안 중에는 경찰 단계에서의 구속기간을 늘리는 내용이 있었지만, 경찰(10일)·검찰(10+10일)의 현행 규정이 유지됐다. 그러나 검사가 보완수사 요구 등이 필요할 때 구속기간을 연장하도록 해 사실상 보완수사를 하는 경찰 단계에서의 구속기간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검사의 책임은 강화됐다. 이 같은 사건도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에 따른 사건번호를 유지함으로써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 이행 여부를 관리하도록 책임을 부과했다.

요구를 받은 경찰은 1개월 내에 보완수사를 이행해 종합 수사 결과를 검사에게 송부해야 한다. 다른 사정이 있다면 검사가 1개월의 범위 내에서 보완수사 이행 기간을 연장하도록 해 경찰이 최대 2개월 내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는 규정이 생겼다.
개정안에는 경찰에 대한 견제 장치도 담겼다. 경찰의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우면 각급 공소청장이 상급 수사기관이나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가 경찰 수사 과정에서 수사권 남용 등이 있었다는 신고를 접수하면 경찰에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것뿐 아니라 직접 관련자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으며 사건 송치나 다른 수사기관에 이송을 요구할 수도 있다.
검사는 보완수사권 대신 이른바 '사실확인권'을 부여받게 됐다. 기소 여부나 재수사 요구 등을 결정하기 전에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 경찰 등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고 의견서를 제출받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절차로 확보한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도록 했다.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도 도입된다. 경찰은 수사권 남용 등의 문제가 있을 때 검사에게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피의자뿐 아니라 고소·고발인과 피해자 등에게 안내해야 한다. 사건을 불송치할 땐 이들에게 이의신청 절차를 안내하고, 고발인과 더불어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피해자에게도 이의신청권을 허용했다.
이의신청을 접수한 검사가 재수사를 요구하면 경찰은 3개월 내에 재수사를 마쳐야 한다. 이 경우에도 경찰이 재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다른 수사기관에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게 했다.
고소인 등이 이의신청을 위해 필요한 수사기록을 열람할 수 있게 하는 제도도 도입된다. 다만 공공복리나 사건 관계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관련 사건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으면 수사기관이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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