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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기각'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 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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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발의 김용민·박은정 案에 포함
28일 밤 병합심사 과정서 최종안에 반영

'보완수사권 폐지'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항의하며 퇴장하는 국민의힘. 연합뉴스'보완수사권 폐지'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에 항의하며 퇴장하는 국민의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법원의 공소기각 요건을 확대하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끼워넣기' 논란이 일고 있다. 개정안에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비롯한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내용과 함께 판사의 공소기각 사유를 넓힌 조항이 포함돼 있는 사실에 대해 야당이 문제를 삼으면서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겨냥한 것이라며 절차와 의도를 함께 문제 삼는 반면, 민주당은 "대법원 판례를 조문화한 것으로 소위 심사를 아홉 차례나 거쳤다"며 정치공세라고 맞서고 있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형소법 개정안에는 공소기각 판결 요건으로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가 추가됐다. 현행법은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을 위반해 무효인 경우 법원이 공소를 기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여기에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 일탈'이라는 사유를 포함한 것이다. 소추재량권은 검사가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으로,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한 데 이어 공소권에 대한 법원의 통제까지 강화한 셈이다.
 
먼저 '끼워넣기'라는 절차 논란의 핵심은 이 조항이 어느 단계에서 추가됐느냐다. 해당 내용은 여권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이 지난 6월 26일 대표 발의한 법안에 담겨 있던 조항으로, 여러 형소법 개정안을 병합심사해 마련한 위원회 대안에 포함됐다. 이 대안은 전날 밤 법사위 소위와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며 퇴장한 가운데 의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야권은 이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 재판에 대한 공소 기각을 겨냥한 조항이라고 주장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말 안 듣는 검사들 쫓아내고, 고분고분한 판사 시켜서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서 "공소취소 특검이 어려워진다 싶으니까 이번에는 법원이 공소를 기각하도록 우회로를 만든 것"이라며 "입법권으로 대통령 개인의 형사재판을 지우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이날 긴급토론회에서 "왜 갑자기 논의도 안 된 것을 마지막 날 슬쩍 끼워놓고 사기를 치느냐"며 "우리 모두의 관심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쏠려 있을 때 집어넣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소취소가 플랜A, 연임 개헌이 플랜B, 공소기각이 플랜C"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등 범여권은 '팩트가 아니다'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법사위원들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소기각은 새로 만든 제도가 아니라 형사소송법 제327조(공소기각의 판결)에 이미 규정된 제도"라며 "새로운 제도를 만든 것이 아니라 대법원이 확립한 법리를 법률에 명확히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절차 논란에 대해서도 심사 과정을 근거로 반박했다. 범여권 법사위원은 대법원의 2008년 공소기각 판결(경찰의 노래방 도우미 알선영업 함정수사)과 2021년 공소기각 판결(검찰의 서울시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에 대한 보복기소)을 거론했다. 개정안 327조에 추가된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2008년 함정수사 판례를,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처음 인정한 2021년 유우성 사건 판례의 법리를 각각 옮긴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대법원 판례는 김용민·박은정 의원의 공동대표 발의 개정안에 담겼고, 전체회의 5차례와 법안심사소위의 9차례 심사를 거쳤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법안심사소위 심사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면서 사실을 왜곡하며 정치공세만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승원 법사위 간사는 페이스북에 '팩트체크' 형식의 글을 올려 "'한밤중 끼워넣기'가 아니다"라며 "해당 조항은 김용민·박은정 의원안에 처음부터 포함돼 있었고 첫 회의 공식자료에도 명시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소기각을 법원의 재판, 공소취소를 검사의 소송행위로 구분하고 "주체·요건·법적 효과가 모두 정반대인데 이를 동일시하는 것 자체가 법리상 어긋난다"라고도 했다. '공소취소'를 고리로 한 야권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요건의 모호성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됐다. 법무부는 "'중대한 위법수사' 등의 요건은 판단 기준과 범위가 법률상 전혀 제시돼 있지 않아 절차적 공방을 과도하게 증가시켜 재판 지연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대검찰청도 공소기각 여부가 재판부 해석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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