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 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손을 잡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최대 승부처인 호남과 수도권 경선을 앞두고 당대표 후보들의 경쟁이 최고위원 선거까지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김영호·임미애 후보가 각각 '통합'과 '전국정당'을 내세워 막판 반전을 노리고 있다.
11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당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는 충남·세종·대전·충북과 울산·경남·부산, 제주·인천과 강원·경북·대구 등 초반 순회경선을 거치면서 후보 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당대표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고위원 선거 역시 각 후보의 정책과 정치적 역량보다는 당내 계파와 지지층 결집에 따라 표가 움직이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후보들의 거친 언행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호남과 수도권 당원들의 선택이 막판 전당대회 판세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9일까지 진행된 최고위원 권리당원 누적 투표에서는 최민희 후보가 20.2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박선원 16.74%, 한민수 14.39%, 서미화 14.24%, 김용 12.65%, 이성윤 11.88%, 임미애 6.67%, 김영호 3.13% 순이다.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는 만큼 현재까지는 임미애·김영호 후보 모두 당선권 밖이다. 하지만 전체 선거인단의 71%가량을 차지하는 호남과 서울·경기 권리당원들의 선택이 남아 있다. 오는 15일 호남, 16일 서울·경기 경선이 잇따라 진행되는 만큼 막판 순위 변동 가능성도 남아 있다.
특히 이번 최고위원 선거가 당대표 후보들을 중심으로 한 계파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통합과 외연 확장을 내세운 두 후보의 메시지가 호남 당심에 얼마나 파고들지 관심이 쏠린다.
김영호 후보는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현재까지 순위는 8등이지만 아직 정치적 뿌리인 호남과 정치적 기반인 서울·경기 수도권이 남아 있다"며 "호남이 다시 한번 민주당의 중심을 잡아달라"고 밝혔다.
후보 8명 가운데 유일한 3선 국회의원인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줄곧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동료 의원들과 치고받고 싸우면 잘한다고 박수를 치고 통합과 화합을 외치는 후보에게는 관심을 주지 않는 현상이 있다"며 "제가 초선이라면 기조를 바꿨겠지만 유일한 3선으로서 통합의 정치에 앞장서겠다고 한 기조를 유지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저조한 득표는 계파색이 너무 옅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도 "그렇게까지 하면서 꼭 최고위원회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6선 국회의원을 지낸 후농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이다. 김 후보 자신도 서울 서대문을에서 내리 3선을 했다.김 후보는 아버지 김상현 전 의원의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자신의 정치적 뿌리로 내세우며 "상처받은 당심을 보듬어 더 크고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호남을 향해서는 인공지능·반도체 교육을 승부수로 꺼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교육을 더해 '4대 메가프로젝트'로 확대하겠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대한민국 최대 인공지능·반도체 교육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전남광주지역 한국폴리텍대학 3곳을 인공지능·반도체 사관학교로 전환하고 전남대와 전북대 등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산학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공장만 짓는다고 지역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키워야 한다"며 "청년이 떠나지 않고 돌아오는 호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7위 임미애 후보가 내세우는 승부수는 '전국정당 민주당'이다.
임 후보는 보수세가 강한 경북에서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거쳐 국회에 입성했다. 민주당의 대표적인 험지에서 정치 기반을 다져온 정치인이다.
임 후보는 최고위원 출마 당시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동지를 배제하고 줄 세우기를 하는 자기 정치는 민주당의 리더십이 될 수 없다"며 민주당이 더 넓고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진영 안에서만 통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진영 밖의 사람과도 대화할 수 있는 리더십"이라며 대화와 통합, 전국정당을 내세웠다.
김영호 후보의 '통합'과 임미애 후보의 '전국정당'은 결국 민주당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지점에서 맞닿아 있다.
김 후보도 이날 광주 당심을 언급하며 "민주당에 안정적인 지역임에도 광주는 항상 전국정당화에 대한 희망을 놓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계파 대결과 자극적인 언어가 부각된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 당원들이 어떤 지도부에 힘을 실어줄지도 관심사다.
당대표 후보들의 경쟁 구도에 힘을 실을지, 통합과 전국정당이라는 가치에도 표를 나눠줄지에 따라 최고위원 선거의 막판 판세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현재 7·8위에 머물고 있는 임미애·김영호 후보에게 호남 표심이 얼마나 움직이느냐가 두 후보의 반전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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