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재명 대통령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행정입법으로 명확히 하는 방안을 거듭 주문한 데 대해 "재계 편들기이자 월권 행위"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1일 성명을 내고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시행령 등 행정입법으로 축소하려는 시도는 개정 노조법의 입법 취지를 형해화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노란봉투법에 의한 쟁의 대상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규정으로 안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있더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행정 해석으로는 이미 (판단을) 다 내렸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해석과 지침은 다르다. 해석은 그냥 의견일 뿐"이라며 "일리가 있는 주장이니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노동쟁의 대상 기준의 명문화를 주문한 것은 지난달 국무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행정 각 부처의 판단이 대통령의 한마디로 손쉽게 재검토되는 장면은 노동정책 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선행되는지 의문을 낳는다"고 비판했다.
노동쟁의 범위를 시행령으로 제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도 내놨다.
민주노총은 헌법 제75조가 대통령령의 범위를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위임받은 사항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노동쟁의 대상을 좁히는 문제는 헌법이 보장한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법률의 명시적 위임 근거가 있어야 하지만 노조법 어디에도 이를 시행령으로 정하라는 위임 규정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법 소지가 있는 시행령을 일단 만들어놓고 나중에 다투라는 것으로, 법을 지키며 행정을 펴야 한다는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어디에 공장을 만든다'는 등 경영상의 결정에 대해 노조가 반대하는 것은 안 된다"며 삼성전자 노조 사례를 언급한 데 대해서도 민주노총은 "노사가 첨예하게 다툴 사안을 특정 대기업 사례를 계기로 정부가 성급하게 행정입법으로 재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노조법이 시행 초기부터 정부의 소극적·후퇴적 태도로 형해화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노사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은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노동계의 요구를 적극 수렴해 논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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