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반도체 초호황기를 맞아 천문학적 규모의 이익을 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만간 대규모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환원 규모가 기존보다 확대되는 것은 물론, 내년부터는 양사의 연간 주주환원 합산액이 300조 원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일각에서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초호황 흐름을 반영한 주주환원 방안 발표를 준비 중이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발표 투자자 설명회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은 올해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차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7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올해 3분기 중에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올해 특별·결산 배당 등 추가 환원이 어느 정도 규모로 이뤄질지, 내년부터의 주주환원 정책 방향은 어떻게 정해질지 등이 시장의 관심 포인트로 꼽힌다.
삼전, 3개년 주주환원 정책 마지막 해…특별배당·新정책 이목 집중
지난 2024년 1월 삼성전자는 올해까지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재원 삼아 매년 9조 8천억 원 규모의 정규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정규배당 후에도 재원이 남으면 추가 환원하겠다는 원칙도 발표에 포함됐다. FCF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확보한 현금에서 사업 유지와 성장을 위한 설비투자액(CAPEX)을 뺀 후 남은 현금을 뜻한다.
이 3개년 정책에 따른 삼성전자의 연간 환원 내역을 살펴보면, 2024년과 지난해 이뤄진 주주환원액 규모는 각각 11조 6226억 원, 19조 2972억 원이다. 세부적으로 2024년에는 9조 8천억 원의 정규 배당에 더해 1조 8천억 원대 자사주 매입이 더해졌다. 그해 FCF(약 19.9조 원)의 50%를 약 1조 6천억 원 웃도는 수준이다. 이듬해에는 약속된 정규배당에 특별배당(약 1조 3천억 원)과 자사주 매입(약 8.2조 원)이 추가돼 마찬가지로 주주환원 총액이 FCF(약 36.5조 원)의 절반을 상회했다.
올해는 3개년 정책의 마지막 해이자,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주주환원 규모에 특히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46조 7252억 원으로, 2024년(약 32.7조 원)과 2025년(약 43.6조 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2배가량 많다. 하반기까지 합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약 390조 원, 내년은 54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추정치 평균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FCF를 200조 원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절반에서 정규배당액 9조 8천억 원 등을 빼도 상당 규모의 자금 여력이 있는 만큼, 특별배당에 대한 시장 기대도 크다. 미래에셋증권 김영건 연구원은 "올해 주주환원 수익률은 보통주 6.8~9.5%, 우선주 9.1~12.7%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FCF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과 맞물려 새로운 3개년 주주환원 정책에서는 배당액이 대폭 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연간 주주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 원에서 최대 2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9조 8천억 원 대비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환원 확대 요구에 중복상장 우려도…SK하이닉스, 반전카드는?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유사한 주주환원 정책을 운영 중이지만,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는 이익 규모에 걸맞은 보다 적극적인 환원책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주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새로 발표될 방안으로 이를 해소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 동안 FCF의 50%를 환원 재원으로 삼아 1주당 연간 고정배당금을 1500원 지급하는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다만 배당 후 잔여 재원과 관련해선 적정 수준의 현금 확보 등 회사 재무 건전성 목표 수준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추가 환원을 실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정책 하에 작년에는 고정배당금(1500원)에 추가 배당(1500원)을 합쳐 주당 3천 원을 연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배당 총액으로는 약 2조 1천억 원 규모다. 그해 영업이익은 삼성전자를 추월한 47조 2천억 원이었지만, 배당 규모는 비교적 작았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에 12조 원대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지만, 3월 주주총회에서 기업 재무건전성 제고 차원의 '100조 원 순현금 확보 목표'가 발표되자 주주환원 계획이 소홀하다는 취지의 지적과 함께 "100조 원을 모으면 또 200조 원을 모은다고 할 것이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중복상장 우려도 주주환원책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로서는 부담 요인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디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낸드) 메모리 수요도 폭증한 가운데 이 기업의 미국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 공개(IPO) 추진설이 부각되자, 현실화 땐 SK하이닉스의 주주가치가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SK하이닉스로서는 이런 시각들을 불식시킬 카드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주주환원액이 대폭 늘어나고, 내년부터는 그 규모가 100조 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도 존재한다. 이 기업 역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98조 1529억 원으로, 이미 2024년과 2025년의 연간 영업이익 합산액(약 70.7조 원)을 넘어설 정도의 최고 실적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삼성증권은 올해 57조 원, 내년 120조 원을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규모로 추정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환원액을 80조 원 이상으로 예상하며 "SK하이닉스는 순현금 100조 원 확보 목표도 이미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이 혼합된 형태의 주주환원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주주환원은 현금 창출력에 대한 확신으로 연결돼 시장 일각의 반도체 피크아웃론(정점통과론)을 진화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많다. 기업으로서는 이 같은 시장 기대와 미래 투자 여력 확보라는 과제 사이에서 적정선을 찾는 것이 핵심 고민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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