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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훈련 축소"…대북 청신호로 보기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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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때와 결정적 차이

"김정은과 좋은 관계…대폭 축소 지시" 전격 발표
2018년 싱가포르 직후에도 韓과 협의해 "연합훈련 중단"
靑 "북미대화로 이어지길 기대, 외교적 노력 경주"
8년 전과 다른 환경…뒷배 있는 北, 불안정성 큰 트럼프
UFS 계획대로 진행 중…美 연습 조정 구체적 요청 없어

연합뉴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시작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연합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한미가 북미대화나 비핵화 협상을 위해 연합훈련 축소나 중단을 동력으로 활용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8년 전과 달라진 대내외 환경을 볼 때 이번 발언이 '청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엔 의문이 제기된다.

과거에도 "돈 많이 든다"며 부정적…北 대화 추동 위해 연합훈련 활용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오래 전부터 미국이 한국과의 연합군사훈련에 참여하기로 동의해 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이제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 헤그세스 장관에게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썼다.

그가 한미연합훈련을 부정적으로 본 일은 처음이 아니다. 집권 1기 시절부터 '돈이 많이 든다'고 비난하더니 실제로 '중단'을 택하기도 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향후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엄청난 돈을 절약할 수 있는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격 발표한 것이 그 사례다. 같은 해 8월로 예정됐던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연습이 열리지 않았던 이유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4년 나온 회고록에서 이 사건에 대해 "사전에 협의가 있었다"고 밝힘으로써,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2018년 3월 연합훈련을 연기한 데 이어 한미가 북미대화를 추동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카드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1차 북핵 위기 직전이었던 1992년에도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한미가 팀 스피리트 연습을 중단했던 사례를 감안해 보면,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연합훈련 축소 또는 중단을 택한 일은 종종 있었던 셈이다.

다만 이번 발표가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인 결정인지, 과거처럼 한미 협의 하에 파격적인 형식을 취한 일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발표에 놀랐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에 대해 "북미 정상 간 우호적인 관계가 의미있는 북미대화로 이어짐으로써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개시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페이스메이커로서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8년 전과 달라진 환경…중·러 손잡은 北, 입지 불안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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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8년 전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한 마디로 정세가 바뀔 가능성을 엿보기엔 전략적 환경이 좋지 않다.

2018년 당시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미가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2차 정상회담을 논의하려던 우호적 환경이었다. 북한 또한 이를 대북제재를 풀 기회로 삼아, 비핵화 의사를 표명하며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실제로 그로부터 3개월 뒤에는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남북간 긴장 완화를 위한 9.19 군사합의가 체결됐다.

그러나 이듬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의 '노딜'로 마무리된 뒤, 북한은 여러 해에 걸쳐 중국·러시아와 손을 잡고 식량, 에너지, 첨단 군사기술 등을 제공받으며 대북제재 무력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없어진 셈이다.

여기에 더해 지금이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보다 불안정성이 훨씬 크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본인의 입지도 위태롭다는 점도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지지율 하락과 외교적 성과 부재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가 제안하는 회담은 북한 입장에서 미국 국내정치용 이벤트에 이용될 위험이 높다"며 "러시아·중국이라는 확실한 자산을 두고, 굳이 흔들리는 트럼프의 조급함에 베팅할 이유와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작 UFS 연습은 계획대로 진행 중…말과 행동의 불일치?

한미 군 당국이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연습을 시작한 17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군용 차량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한미 군 당국이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연습을 시작한 17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군용 차량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도 일단은 한미연합훈련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한미는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로 예정된 UFS 연습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 측으로부터 연습의 규모를 조정하자는 데 대한 구체적인 요청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과거부터 한미연합훈련을 전면 연기하거나 중단하지 않는 이상,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훈련(CPX) 위주로 진행하든 여기에 야외기동훈련(FTX)을 병행하든 계속해서 반발해 왔다. 어느 쪽이든 이른바 '북침 전쟁연습'이라는 식의 논리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CPX 위주로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했지만, 2021년 3월과 8월 연합훈련을 앞두고 김여정 당시 노동당 부부장이 "우리는 합동군사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해 논한 적이 없다"며 훈련 그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을 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북한대학원대 김동엽 교수(퇴역 해군중령)는 "말과 행동의 불일치가 너무 크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것은 대통령의 호의적인 말이 아니라 실제 군사행동"이라며 "평양은 '말로는 우호, 군사적으로는 기존 계획 유지'라며 쇼하고 있다고 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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