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장윤기 사건 '굴욕'에 형소법 개정까지…짐 싸는 경찰 수사관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노컷뉴스를 선호 하는 출처로 추가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오는 10월 형소법 개정 앞두고 일선서 수사부서 기피 심화
"1인당 사건 60~70건…검찰 소통 사라지면 부담 더 커져"
'장윤기 사건' 수사력 논란 속 베테랑 수사관도 떠난다
전문가 "인력 보강만으론 한계…경찰 조직 개편해야

연합뉴스연합뉴스
'장윤기 사건'으로 경찰 수사력을 둘러싼 논란이 커진 가운데,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일선 경찰 수사부서에서는 이탈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과중한 업무 속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되면 현장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부서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경찰의 수사 역량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사 대란 올 것"…'기피부서' 된 수사과

1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선 경찰서 수사부서를 중심으로 다른 부서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10월 형사소송법 개정을 앞두고 독자적인 수사에 대한 현장 수사관들의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과 소속 한 경찰은 "지금 수사관 한 명당 맡은 사건이 많으면 60~70건에 달한다"며 "수십 개 사건을 동시에 들여다봐야 하는데, 사건 관계인의 민원 응대까지 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간다"고 말했다.

이어 "야근은 일상이고 타 부서로 이동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선뜻 말을 꺼내기도 어려운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3년간 수사과에서 근무하다 최근 지하철경찰대로 이동한 한 경찰은 "보완수사 여부와 관계없이 수사 과정에서 검찰과 소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며 "이제 독자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는 데 따른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선 수사관들의 경험과 역량에 편차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입직한 지 얼마 안 된 주니어 경찰의 경우 수사 부서에 가면 일을 배우면서 역량을 키우기보단 하루하루 쌓이는 사건을 쳐내기 바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AI 생성 그래픽AI 생성 그래픽
수사 부서는 일선 경찰서에서 대표적인 기피 부서로 꼽힌다. 고된 업무 강도에 비해 승진 등 인사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인식도 있다.

업무 부담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CBS노컷뉴스가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수사경찰 1인당 연간 사건 접수 건수는 2021년 108.4건에서 지난해 133.8건으로 늘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 한 경위급 수사관은 "사건 처리 건수별 수당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개정안이 시행돼 검찰이 들고 있던 사건이 대거 넘어오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대란'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수사 부서에 온 초임 경찰들은 1년만 지나면 다 도망가려고 한다. 쓸만한 수사관으로 키우는 데만 수년이 걸리는데, 수사 역량 강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증거 놓친 '장윤기 사건'…지도부는 '非수사통'

연합뉴스연합뉴스
최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장윤기 사건'에서도 경찰 수사 역량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경찰은 초동 수사 단계에서 차량 내부에 있던 케이블타이나 피의자 주거지에 있던 리얼돌 등 핵심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해 부실 수사 논란을 자초했다. 여기에 수사 외압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광주경찰청 등 지휘 라인으로 수사가 확대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지휘부의 수사 전문성을 둘러싼 지적도 나온다.

현재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총경 승진 전 교통 분야에서 주로 근무했다. 경비교통과장과 경찰청 교통운영과장, 교통기획과장 등을 지냈다.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거론되는 유승렬 수사기획조정관도 수사 이외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 왔다. 지난 12일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그는 경찰청 치안정보국장과 대변인 등을 지낸 '정보·기획통'으로 분류된다.

반면 수사 현장에서는 실무진들의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수사부서 퇴직 경찰관 수는 지난해 410명에 달했다. 올해도 5월까지 75명이 퇴직했다.

여기에 경찰 출신 수사 인력의 김앤장·태평양·세종·광장·율촌 등 국내 5대 로펌 이직도 늘고 있다.

AI 생성 그래픽AI 생성 그래픽
경찰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청은 지난 7일 '개정 형사소송법 후속 조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경찰관기동대 인력을 줄여 수사 분야에 881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력 보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조직 구조 개편과 수사 전문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교수는 "지금도 업무량 과다로 수사 부서를 기피하는데,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에는 경찰 업무량이 폭주할 것"이라며 "수백 명 수준의 인력 보강으로는 현장 과부하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경찰 조직은 부서가 과도하게 세분화돼 행정 업무에 배치된 인력이 40%를 넘고, 일선 수사 인력은 하위 계급에 집중돼 있다"며 "비대해진 계급·부서 구조를 개편해 현장 수사 인력으로 대거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사관이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도록 분야별 '전문 트랙제도'를 도입하는 등 인사제도 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경찰 출신 변호사 역시 "책임만 무겁고 업무 강도에 비해 처우나 인사상 혜택은 부족하니 이탈이 심화되는 것"이라며 "지금 같은 주니어 위주의 현장 구조로는 부실 수사 논란이 끊이질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독립적인 수사 주체로서 역량을 인정받으려면 수사 검증 체계를 법률적으로 보완하고 베테랑 수사관을 현장에 붙잡아둘 실질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